철화당초문매병, 철화목단문장고, 철화대반, 화형접시 등 50여점
천 년간 잠들었던 해남청자 부활…정기봉 도예가, 서울서 도예전
천 년 동안 잠들어 있던 해남청자 재현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남강 정기봉(64) 도예가가 서울 인사동에서 도예전을 연다.

'해남청자 재현전'으로 12월 2일부터 8일까지 인사동 경인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해남청자 철화당초문매병, 철화목단문장고, 철화대반, 화형접시 등 천년을 뛰어넘은 재현 작품과 실생활에 사용했던 실용자기(접시류, 완류, 유병 등) 30여 점, 청자 전성기의 작품 20여 점 등이 전시된다.

초기 청자와 전성기 청자를 비교 관람할 수 있는 최초 전시회라고 남강은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산이면 진산리 도요지에서 천 년 전에 만들어졌던 연주용 장고를 재현해 전시장에서 국악인들이 직접 연주한다.

3대(代)째 가업을 이어오면서 30여 년 동안 만들어 온 남강의 해남청자 재현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천 년간 잠들었던 해남청자 부활…정기봉 도예가, 서울서 도예전
연주용 장고는 1992년에 전국 최초로 재현에 성공해 국악인들이 직접 연주하면서 찬사를 보낸 작품이다.

기존 오동나무 장고보다 청아하고 맑은소리는 국악 애호가들의 귀를 자극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정기봉 도예가는 24일 "해남청자를 청자의 아류인 녹청자로 분류하면서 지금까지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지만 최근 화원면 신덕리 일대 도요지에서 국내 최대 가마터가 발굴된 만큼 이제 완전한 '해남청자'라는 이름으로 한국 도자사에 다시 정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해남화원면 청자요지 발굴조사 현장설명회에서 화원면 청자요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초기청자 가마로 불창시설을 갖춘 50m 이상의 대형가마로 보고됐다.

화원면 신덕리 가마는 지금까지 한 번도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고급 비색청자 구현에 쓰이던 당대 최첨단 기술이다.

특히 불창시설 발견으로 해남지역에서 강진보다 이른 시기에 고도의 기술을 토대로 한 독자적인 고급 청자를 생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향후 초기 청자의 구조와 계통에 관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원면 청자요지는 신덕리와 금평리 일대에 가마터 59개소에서 90여기 가마가 분포한 대규모 가마터로, 초기 청자 가마가 집단으로 분포하고 있는 국내 유일한 유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