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진단 부족·중앙정부 정책 부재·섣부른 격리 완화 지적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브라질리아 연방대학을 비롯한 브라질의 6개 대학 연구진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코로나19 현황 기술 보고서'를 통해 브라질이 코로나19 재확산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브라질의 코로나19 상황이 최근 2주 동안 급격하게 악화했다면서 거의 모든 주(州)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이 재확산 초기 단계라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원인으로 체계적 진단 부족, 중앙정부의 명확하고 효과적인 정책 부재, 전문가의 신중한 분석 없이 섣부르게 이뤄진 격리 조치 완화 등을 들었다.

앞서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는 브라질의 코로나19 재생산지수가 지난 17일부터 다시 1을 넘었다고 밝혔다.

재생산지수는 지난 10일 0.68까지 내려갔으나 17일엔 1.1로 높아졌다.

재생산지수란 코로나19 감염자 한 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브라질, 코로나19 재확산 초기단계 진입"…대학 연구진 경고
코로나19 재확산 경고가 잇따르고 있으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보건부는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코로나19 재확산에 대비해 말라리아약 클로로퀸과 유사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조기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해 감염되더라도 빨리 치료하면 된다"면서 클로로퀸·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구충제 이버멕틴을 사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부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독감 치료제 오셀타미비르를 지방정부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이들 약품의 코로나19 치료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방역에 혼선을 초래하고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건부 자료를 기준으로 이날까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1만6천207명 많은 608만7천608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는 전날보다 302명 많은 16만9천485명으로 늘었다.

브라질의 누적 확진자 수는 미국·인도에 이어 세 번째이며, 누적 사망자 수는 미국 다음으로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