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물질 유사" 해명…시민운동가 "마약 사라진 것 아니냐" 수사 의뢰
'태국 사상 최대 마약압수' 자랑했다가 일주일만에 "식품첨가물"
태국 당국이 '사상 최대 규모' 마약류 케타민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가 일주일여 만에 식품첨가물 등으로 사용되는 물질이었다고 말을 바꾸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24일 온라인 매체 카오솟 등에 따르면 시민운동가인 앗차리야 루앙랏타나퐁 변호사는 전날 부정확한 정보를 대중에 알렸다면서 솜삭 텝수틴 법무장관과 위차이 차이몽꼰 태국 마약청(ONCB) 사무총장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앗차리야는 "당일에는 전시된 압수 물품으로 시연을 했고, 결과는 (마약류) 양성 반응이었다"면서 "그런데 1주일 후에는 그들은 그게 인산3나트륨이었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는 당국의 신뢰도를 해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마약 11.5t이 사라진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다른 물질로 변한 것인지도 조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ONCB는 지난 12일 동부 차청사오 주의 한 창고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만 당국의 정보 제공을 바탕으로 태국 사상 최대 규모의 마약류 케타민을 압수했다고 발표했다.

11.5t의 마약류 케타민 475포대는 300억 밧(약 1조1천억원) 규모라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기자회견장에서는 솜삭 장관이 시험관을 들어 보이는 모습도 연출됐다.

마약 양성반응임을 보여주려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일주일가량이 지난 21일 위차이 ONCB 사무총장은 압수된 475개 포대 중 66개 포대에 담긴 물질을 조사한 결과, 케타민이 아닌 인산3나트륨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을 바꿨다.

인산3나트륨은 의약품 및 식품 생산 과정에서 식품 첨가물과 청정제로 사용된다고 카오솟은 전했다.

위차이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부정행위는 없었으며, 케타민과 인산3나트륨이 비슷한 물질이었기 때문에 혼선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초기 검사를 진행했을 때, 시험 결과가 자주색으로 나왔고 그래서 대만 당국으로부터 받은 정보처럼 포대에 담긴 물질이 케타민인 것으로 믿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다른 사법당국 관계자들을 초청해 포대에 담긴 물질 전부를 추가로 조사하겠다면서, 결코 증거 바꿔치기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논란이 제기되면서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동남아·태평양 지역사무소도 해당 물질 분석에 참여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