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의 올해 3분기 동(구리, Copper)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37% 증가했다. 이미 3분기 누계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동 매출의 90%에 육박하면서 올해 전체 동 매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 수요 확대를 예상하고 지속적으로 생산 능력을 키워온 전략이 동 가격 상승과 맞물려 결실을 맺고 있다.

다른 기업과 다르게 고려아연은 동 정광 구매 원료가 아닌 아연과 연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과 폐전자제품의 인쇄회로기판(PCB) 등으로 동을 생산한다. 이러한 까닭에 고려아연의 동은 ESG 경영의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동은 금속 가운데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은 올해 3분기에 총 8,332톤의 동을 판매해 약 1,00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판매량은 21%(1,452톤), 매출액은 37%(280억 원) 증가했다. 분기 판매량과 매출액 기준으로 모두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고려아연이 생산한 동에 대한 높은 수요가 입증된 것이다.

동은 전선과 가전제품, 전기차, 풍력 터빈 등 산업 전반에 다양하게 쓰인다. 예를 들어 전선 제조 원가의 약 90%를 동이 차지할 정도이며,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약 4배 많은 약 83kg의 구리를 필요로 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망 개선 사업이 늘고 있고, 전기차 보급과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등으로 동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수요 증가를 예상한 고려아연은 일찌감치 동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연간 3만 톤 수준인 생산 능력을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늘려 약 5배인 연간 15만 톤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 전략이 최근 동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과 맞물려 매출액 증가로 이어졌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친환경 에너지 전환으로 동 수요는 구조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고순도 동 생산이 가능한 우리에게는 '성장의 기회'”라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고려아연의 동은 제련 부산물과 재활용 원료로 만들기 때문에 수익성이 우수할 뿐 아니라 인류의 지속 가능성에도 기여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고려아연은 친환경 동 생산 확대를 위해 필요한 재활용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올해 4월 글로벌 폐기물 스크랩 업체인 '캐터맨(Kataman)'도 인수했다. 앞서 언급한 동 제련 설비 확충에 맞는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했고, 리사이클링 시장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캐터맨을 인수함으로써 리사이클링 밸류체인을 강화할 수 있었다.

더불어 지난 8월 고려아연은 글로벌 인증기관인 SGS(Societe Generale de Surveillance)로부터 온산제련소에서 생산한 동이 100% 재활용 원료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인증받았다. 100% 재활용 원료로 동을 생산하는 것은 추가적인 광산 개발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그 자체로 친환경적인 선택이다.

현재 동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톤당 약 9,303달러로 지난 3분기보다 소폭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고려아연은 4분기에도 동 부문에서 증가한 매출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올해 동 부문 연간 최대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앞으로도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신사업 발굴과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속 성장하는 고려아연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친환경 동 생산을 포함한 자원 순환 사업을 확대해 우리의 목표인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