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이끄는 '학익진 상승랠리'…"내년 코스피 3000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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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실적·외국인 귀환…10년 박스피 탈출 신호
2차전지·바이오·자동차·화학까지 '주도주 선순환'
예탁금 63조 사상최대…弱달러로 해외자금 유입 가속
2차전지·바이오·자동차·화학까지 '주도주 선순환'
예탁금 63조 사상최대…弱달러로 해외자금 유입 가속
‘코로나 공포’를 이겨낸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점을 돌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폭락장(1457.64) 이후 8개월 만에 1100포인트 이상 뛰어올랐다. 드라마틱한 반전이다. 넘쳐나는 유동성과 위기를 떨쳐낸 기업들의 실적, 외국인의 귀환이란 삼박자가 맞아떨어졌다. 전고점이던 2018년 1월 원화 강세를 바탕으로 반도체 랠리가 펼쳐졌던 때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코로나 VS 백신’의 대결이 펼쳐지는 동안에도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내년 전망치 3000을 부르기 시작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오른 영향이 컸다. 이날 시총 상위 10개 종목 모두 주가가 뛰었다. 대형주들이 상승세를 이끌면서 코스피200은 이미 지난 16일 사상 최고점에 먼저 도달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하루 새 4.33% 뛰었다. 성장주와 경기민감주 대다수가 상승 마감했다.
1400선까지 주저앉았던 코스피지수를 8개월 만에 1000포인트 이상 밀어올린 것은 돈의 힘이었다. 현재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은 사상 최대(63조원) 규모다. ‘고평가’ ‘과열’ 논란이 끊임없이 불거졌지만 풍부한 유동성은 이를 비웃듯 주가를 밀어올렸다.
돈은 제로(0) 금리 시대에 위험자산인 증시로 몰려들 수밖에 없다. 한발 앞서 사상 최고점에 도달했던 미국 나스닥과 29년 만에 가장 높이 치솟은 일본 닛케이225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2년 새 한국 증시의 체질이 바뀌었다. 코로나19 변동장에서 주도주로 떠오른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종목들은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이 크게 늘었다. 특히 의약품 업종의 비중은 2018년 3.71%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7.69%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녹십자 등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덕이다. 서비스업종도 8.08%에서 10.80%로 늘었다. 네이버와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의 힘이 컸다. 배터리(LG화학) 친환경(한화솔루션, OCI) 화장품(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석유화학(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을 포함한 화학업종은 10.33%에서 11.10%로 비중이 소폭 늘었다.
증시 상승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일부 증권사는 내년 코스피지수가 3000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을 이겨낸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를 높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실적 전망치가 있는 상장사(276개)의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총 180조2114억원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역대 최고 이익을 낸 2018년 177조5323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변수는 남아 있다. 코로나 재확산과 금리 인상이 중요하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내년 시장의 핵심도 유동성”이라며 “내년 2분기부터 코로나19가 진정될 경우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고 글로벌 증시에 강한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재원/한경제 기자 wonderful@hankyung.com
삼박자가 만들어낸 역사
국내 증시의 새로운 역사는 역대급 속도로 이뤄졌다. 코스피지수는 2500 문턱을 넘어선 지 1주일 만에 역대 최고점에 올라섰다. 2018년 초 2600선을 처음 넘어섰을 당시 2500에서 100포인트 오르는 데 석 달이 걸렸다.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오른 영향이 컸다. 이날 시총 상위 10개 종목 모두 주가가 뛰었다. 대형주들이 상승세를 이끌면서 코스피200은 이미 지난 16일 사상 최고점에 먼저 도달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하루 새 4.33% 뛰었다. 성장주와 경기민감주 대다수가 상승 마감했다.
1400선까지 주저앉았던 코스피지수를 8개월 만에 1000포인트 이상 밀어올린 것은 돈의 힘이었다. 현재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은 사상 최대(63조원) 규모다. ‘고평가’ ‘과열’ 논란이 끊임없이 불거졌지만 풍부한 유동성은 이를 비웃듯 주가를 밀어올렸다.
돈은 제로(0) 금리 시대에 위험자산인 증시로 몰려들 수밖에 없다. 한발 앞서 사상 최고점에 도달했던 미국 나스닥과 29년 만에 가장 높이 치솟은 일본 닛케이225도 마찬가지다.
선순환 증시
코스피가 사상 최고점에 올라서기까지는 ‘양대 선순환’이 있었다. 투자자들도 주도주도 선순환을 이뤄냈다. 개미들은 코로나 폭락장(3월 19일) 이후 22조원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증시 큰손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이들의 차익실현 매물을 외국인이 받아냈다. 외국인들은 달러 약세에 한국으로 향했다. 지난달 3935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6조원이 넘는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 회복 기대, 환율효과가 더해져 사상 최고점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주도주 다양해진 韓증시
2600 고지에 처음으로 올라섰던 2018년 1월 상황도 지금과 비슷했다. 원화 강세를 등에 업은 반도체 랠리가 있었다. 국내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환율과의 상관관계가 커졌다. 환율이 떨어지면 코스피지수가 오른 사례가 많았다. 당시 시총 1, 2위였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외국인이 몰려들었다.하지만 2년 새 한국 증시의 체질이 바뀌었다. 코로나19 변동장에서 주도주로 떠오른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종목들은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이 크게 늘었다. 특히 의약품 업종의 비중은 2018년 3.71%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7.69%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녹십자 등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덕이다. 서비스업종도 8.08%에서 10.80%로 늘었다. 네이버와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의 힘이 컸다. 배터리(LG화학) 친환경(한화솔루션, OCI) 화장품(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석유화학(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을 포함한 화학업종은 10.33%에서 11.10%로 비중이 소폭 늘었다.
코스피 3000시대 오나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 코스피 랠리는 지수 상승이 특정 업종으로 쏠리지 않아 2018년과 구조적으로 다르다”며 “반도체를 제외하고도 2차전지·소프트웨어 등 성장기업과 자동차, 화학 등의 내년 전망이 좋아 증시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증시 상승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일부 증권사는 내년 코스피지수가 3000까지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을 이겨낸 기업들의 실적이 기대를 높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실적 전망치가 있는 상장사(276개)의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총 180조2114억원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역대 최고 이익을 낸 2018년 177조5323억원을 웃도는 수치다.
변수는 남아 있다. 코로나 재확산과 금리 인상이 중요하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내년 시장의 핵심도 유동성”이라며 “내년 2분기부터 코로나19가 진정될 경우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고 글로벌 증시에 강한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재원/한경제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