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최근 코스콤과 원장 개발 계약을 맺고 내년 하반기 전용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선보일 준비에 착수했다. 원장관리시스템이란 증권사가 고객계좌를 관리하고 매매 및 거래내역 등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코스콤이 위탁관리하거나 증권사들이 자체적으로 원장을 이관받아 직접 관리하기도 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갖고 있어 카카오뱅크가 은행업을 흔들어 놓은 것처럼 증권시장에 충격을 줄지 관심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8개월만에 25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를 통해 현재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고객만 80만명에 달한다.
카카오페이증권이 강력한 모회사를 두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모회사 카카오페이는 가입자 350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잠재고객층이 그만큼 두텁다는 의미다. 그동안 카카오페이증권은 결제(카카오페이)와 투자(카카오페이증권)를 연결해 고객을 대거 확보했다.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때 지급해주는 리워드를 투자하는 ‘알모으기’, 카카오페이에 남아있는 잔돈을 자동으로 펀드에 투자하는 ‘동전모으기’ 등의 서비스가 큰 역할을 했다.
그간 카카오페이증권은 위탁매매 시장 진출에 대해 ‘검토중’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흐름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젊은 고객을 놓고 경쟁하게 될 토스증권의 출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4050 고객이 늘면서 주식거래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를 개설한 4050은 전체 고객의 40%를 넘겼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공격적으로 정보기술(IT) 개발자와 주식매매 서비스 구축을 위한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MTS는 기존 증권사 MTS와 달리 서비스별로 프로그램을 달리해 시장 상황이나 고객 요구에 따라 MTS 개편이 용이하도록 설계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증권이 브로커리지부문에 진출하면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토스증권은 주린이(주식초보자)들도 쉽게 주식을 매매하고 투자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편리함을 강조한 MTS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토스가입자 1800만명 중 2030 고객이 60% 정도를 차지한다.
증권업계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한 당시에는 “카카오페이증권이 강력한 경쟁자로 바로 급부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카카오페이증권이 주식매매 시장에 뛰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동학개미운동을 타고 2030의 증시 유입이 많아진 만큼, 비대면 리테일 채널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