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영업 제한이라니"…수도권 1.5단계 격상에 업주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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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섭취 금지' 노래방 "음식 판매 수입이 매출의 80%인데"
예식장, 식 취소·연기 사태 우려…주말 결혼 예정 예비부부 "피가 마른다"
"정부, 격상은 늦고 해제는 빠르다"…보건당국 대응에 불만도 "영업 재개한 지 한 달 조금 지났는데 다시 영업 제한이라뇨. 문 닫으라는 얘기죠."
수도권에서 노래연습장, 뷔페, 카페,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업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다시 울상을 짓고 있다.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19일 0시를 기해 서울·경기지역(인천은 23일 0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5단계로 격상돼 이용 인원 제한과 방역 조치가 대폭 강화된다.
이들 수도권 업소는 지난 8월 19일 정부의 수도권 방역 조치 강화 이후 약 50일간 영업을 못 하다가 10월 11일 거리두기 완화 조치로 영업을 재개했지만 한 달여 만에 다시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 노래연습장…"1.5단계는 영업금지와 다를 게 없어"
당장 노래연습장은 1.5단계에서는 음료수나 스낵 등 음식을 팔 수 없게 된다며 매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한 노래방 업주는 "노래방에서 음식 판매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인데 음식 섭취를 금지한다면 영업 금지 조치와 크게 다를 것도 없다"며 "식당에서 다닥다닥 붙어서 밥 먹는 건 되고 널찍한 노래방 안에서 가공 스낵 먹는 게 안 된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 조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병길 인천시 노래연습장업협회장은 "1.5단계에서는 시설 면적 4㎡당 1명 수준으로 인원을 제한하라는데 사실 손님이 없어 더 채우라고 해도 못 채우는 실정"이라며 "노래방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PC방이나 다른 업종보다도 훨씬 영업 제한이 심한데도 보상 조치가 너무 미흡해 억울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 예식장·예비부부, 시름·혼란…카페·음식점 "너무 힘들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결혼식 연기와 예약 인원 축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웨딩업계도 시름에 잠겼다.
1.5단계로 격상되면 해당 지역의 결혼식장은 시설 면적 4㎡(약 1.2평)당 1명 수준으로 이용 인원을 제한해야 한다.
100㎡ 규모의 결혼식장이라면 최대 25명까지 이용할 수 있는 식이다.
이에 따라 경기 수원시의 한 웨딩홀은 좌석 간격을 1m에서 1.5m 이상으로 벌릴 방침이다.
이 웨딩홀은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뒤로 예식 1회당 하객 수를 90명가량으로 제한해왔지만, 이번 주부터 입장 인원을 더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웨딩홀 관계자는 "수원시에서 관련 공문이 내려오면 이에 맞춰 새로운 조치 사항을 정하고 이번 주 예식이 예약된 고객들에게 알릴 예정"이라며 "11월은 성수기라서 당장 이번 주말에만 10개 팀이 예식을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대부분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 두기가 격상될 때마다 매출이 반 토막 나고 있다"면서 "매번 고객들에게 연락해 보증 인원을 조정하는 등의 조율을 하는 일도 힘에 부친다"며 울상을 지었다.
주말에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도 큰 혼란에 빠졌다.
지난 9월 예정된 결혼식을 미뤄 오는 21일 예식을 올릴 예비 신부 A(32)씨는 "이번 주에는 무사히 결혼식을 치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1.5단계로 다시 격상한다고 하니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이 자주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한 이용자는 "10월 이후로 조금 좋아지나 싶었는데 본식을 5일 앞두고 또 1.5단계라고 한다.
정말 1년 동안 피를 말린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 한 이용자는 "결혼식장에 문의해보니 홀에 140명 정도 입장 가능하다고 한다.
보증 인원을 400명으로 잡았는데 반도 안 되는 140명이라니 정말 막막하다"면서 고민 많은 감정을 드러냈다.
카페나 음식점 업주들도 코로나19 장기화에 피로감을 호소한다.
경기 고양시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A씨는 "거리두기 단계 조정은 처음이 아니지만 장기화하다 보니 영업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실내 마스크 의무화로 음료를 마시지 않을 때 손님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일일이 지적하는 것도 업주에게 많은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자영업자 입장 이해하지만, 정부 대응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시민 사이에서는 1.5단계 격상 조치가 뒤늦은 대응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수도권의 한 공기업에 다니는 김모(30)씨는 "확진자가 급증하는데 2단계로 격상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면서 "1.5단계는 1단계와 크게 구별이 되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애매한 격상 때문에 다들 경각심을 덜 가지는 분위기 같다"면서 "재택근무 시행 등 적극적인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매일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 이모(34)씨도 "최근 확진자가 크게 늘어 불안한데, 정부에서는 항상 너무 늦게 단계를 격상하고 해제는 빠른 느낌"이라면서 "이러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영업자와 직장인들의 입장이 물론 다르겠지만, 정부에서 차라리 강력하게 거리두기를 시행한 뒤 직접적인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만 보상해주는 방식이 됐으면 한다"고 의견을 냈다.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에 따라 수도권의 다중이용시설은 시설 및 업종에 따라 이용 인원이 면적 4㎡(약 1.2평)당 1명으로 제한된다.
또 클럽 춤추기와 노래방 음식 섭취 금지 등과 같은 위험도 높은 활동이 금지된다.
현재 다중이용시설은 중점관리시설 9종과 일반관리시설 14종으로 구분돼 있다.
(강종구 김솔 권숙희 김예나 정윤주 기자"
/연합뉴스
예식장, 식 취소·연기 사태 우려…주말 결혼 예정 예비부부 "피가 마른다"
"정부, 격상은 늦고 해제는 빠르다"…보건당국 대응에 불만도 "영업 재개한 지 한 달 조금 지났는데 다시 영업 제한이라뇨. 문 닫으라는 얘기죠."
수도권에서 노래연습장, 뷔페, 카페,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업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다시 울상을 짓고 있다.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19일 0시를 기해 서울·경기지역(인천은 23일 0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5단계로 격상돼 이용 인원 제한과 방역 조치가 대폭 강화된다.
이들 수도권 업소는 지난 8월 19일 정부의 수도권 방역 조치 강화 이후 약 50일간 영업을 못 하다가 10월 11일 거리두기 완화 조치로 영업을 재개했지만 한 달여 만에 다시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 노래연습장…"1.5단계는 영업금지와 다를 게 없어"
당장 노래연습장은 1.5단계에서는 음료수나 스낵 등 음식을 팔 수 없게 된다며 매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한 노래방 업주는 "노래방에서 음식 판매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인데 음식 섭취를 금지한다면 영업 금지 조치와 크게 다를 것도 없다"며 "식당에서 다닥다닥 붙어서 밥 먹는 건 되고 널찍한 노래방 안에서 가공 스낵 먹는 게 안 된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 조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병길 인천시 노래연습장업협회장은 "1.5단계에서는 시설 면적 4㎡당 1명 수준으로 인원을 제한하라는데 사실 손님이 없어 더 채우라고 해도 못 채우는 실정"이라며 "노래방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PC방이나 다른 업종보다도 훨씬 영업 제한이 심한데도 보상 조치가 너무 미흡해 억울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 예식장·예비부부, 시름·혼란…카페·음식점 "너무 힘들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결혼식 연기와 예약 인원 축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웨딩업계도 시름에 잠겼다.
1.5단계로 격상되면 해당 지역의 결혼식장은 시설 면적 4㎡(약 1.2평)당 1명 수준으로 이용 인원을 제한해야 한다.
100㎡ 규모의 결혼식장이라면 최대 25명까지 이용할 수 있는 식이다.
이에 따라 경기 수원시의 한 웨딩홀은 좌석 간격을 1m에서 1.5m 이상으로 벌릴 방침이다.
이 웨딩홀은 거리 두기가 1단계로 완화된 뒤로 예식 1회당 하객 수를 90명가량으로 제한해왔지만, 이번 주부터 입장 인원을 더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웨딩홀 관계자는 "수원시에서 관련 공문이 내려오면 이에 맞춰 새로운 조치 사항을 정하고 이번 주 예식이 예약된 고객들에게 알릴 예정"이라며 "11월은 성수기라서 당장 이번 주말에만 10개 팀이 예식을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대부분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 두기가 격상될 때마다 매출이 반 토막 나고 있다"면서 "매번 고객들에게 연락해 보증 인원을 조정하는 등의 조율을 하는 일도 힘에 부친다"며 울상을 지었다.
주말에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도 큰 혼란에 빠졌다.
지난 9월 예정된 결혼식을 미뤄 오는 21일 예식을 올릴 예비 신부 A(32)씨는 "이번 주에는 무사히 결혼식을 치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1.5단계로 다시 격상한다고 하니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이 자주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한 이용자는 "10월 이후로 조금 좋아지나 싶었는데 본식을 5일 앞두고 또 1.5단계라고 한다.
정말 1년 동안 피를 말린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 한 이용자는 "결혼식장에 문의해보니 홀에 140명 정도 입장 가능하다고 한다.
보증 인원을 400명으로 잡았는데 반도 안 되는 140명이라니 정말 막막하다"면서 고민 많은 감정을 드러냈다.
카페나 음식점 업주들도 코로나19 장기화에 피로감을 호소한다.
경기 고양시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A씨는 "거리두기 단계 조정은 처음이 아니지만 장기화하다 보니 영업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생각하지만, 너무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실내 마스크 의무화로 음료를 마시지 않을 때 손님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일일이 지적하는 것도 업주에게 많은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자영업자 입장 이해하지만, 정부 대응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시민 사이에서는 1.5단계 격상 조치가 뒤늦은 대응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수도권의 한 공기업에 다니는 김모(30)씨는 "확진자가 급증하는데 2단계로 격상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면서 "1.5단계는 1단계와 크게 구별이 되는 것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애매한 격상 때문에 다들 경각심을 덜 가지는 분위기 같다"면서 "재택근무 시행 등 적극적인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에서 서울로 매일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 이모(34)씨도 "최근 확진자가 크게 늘어 불안한데, 정부에서는 항상 너무 늦게 단계를 격상하고 해제는 빠른 느낌"이라면서 "이러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영업자와 직장인들의 입장이 물론 다르겠지만, 정부에서 차라리 강력하게 거리두기를 시행한 뒤 직접적인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만 보상해주는 방식이 됐으면 한다"고 의견을 냈다.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에 따라 수도권의 다중이용시설은 시설 및 업종에 따라 이용 인원이 면적 4㎡(약 1.2평)당 1명으로 제한된다.
또 클럽 춤추기와 노래방 음식 섭취 금지 등과 같은 위험도 높은 활동이 금지된다.
현재 다중이용시설은 중점관리시설 9종과 일반관리시설 14종으로 구분돼 있다.
(강종구 김솔 권숙희 김예나 정윤주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