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학계·관련 단체 참여하고 정부 외교채널도 활용"

박성제 한국방송협회장 겸 MBC 사장이 중국의 콘텐츠 저작권 불법 침해와 관련해 방송사는 물론 학계, 관련 단체가 공동기구를 만들어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협회장은 14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송학회 2020 정기학술대회 '한국판 디지털 뉴딜, 공존을 위한 과제들' 특별기획 세션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정부의 외교채널을 통한 한중 콘텐츠 저작권 보호 조치의 명문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2016년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이후 한국 콘텐츠 수입을 불허하고 있다.

그러자 현지에서는 한국 콘텐츠를 불법으로 도용하고 표절하는 일이 노골적으로 늘었다.

중국 내 한국 콘텐츠 불법 유통사이트만 20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까지 된 '빌리빌리(bilibili.com)'도 포함됐다.

한쥐TV(hanjutv.com), 한국 드라마넷(yasbs.com) 등도 대표적인 저작권 침해 사이트로 꼽히는데, 이곳들은 한국에서 방송이 된 후 중국어 번역 자막이 삽입된 콘텐츠가 올라가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대거 이용한다고 전해진다.

일례로 지난 추석 연휴에 큰 화제가 된 KBS 2TV 나훈아 콘서트 방송을 한국에서는 '다시보기' 할 수 없었지만, 중국에서는 이들 사이트를 이용해 다시 즐기는 아이러니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 협회장은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저작권 침해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방송사의 개별 저작권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학계와 방송협회, 케이블TV협회, IPTV협회 등 협회, 유관단체가 모여 '저작권 침해 공동 대응기구'를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기구에서 실태조사, 공동연구, 성명 발표, 법적 조치 등을 해야 실효성이 있다는 취지다.

박 협회장은 "중국의 한국 콘텐츠 저작권 불법 침해의 궁극적 해결은 선린우호관계를 바탕으로 한국 콘텐츠를 중국이 다시 수입을 허가하는 등의 양성화 조치로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제 방송협회장 "중국 저작권 침해에 공동대응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