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마을에 무슨 일이"…이틀 새 18명 확진·300여명 검사 중

강원 인제 북면 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 산골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금융 다단계 경찰조사 '술렁' 인제 산골마을…코로나19로 '발칵'
13일 인제군 보건당국에 따르면 6번 확진자인 60대 여성의 확진 이후 12∼13일 이틀간 무려 1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거주지는 북면이 16명이고 인제읍은 2명이다.

인제읍 주민 2명도 북면 확진자의 접촉자다.

북면에는 원통리와 월학리, 한계리, 용대리 등 18개리에서 8천300여 명이 주민이 거주한다.

44번 국도변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된 인구 밀집 지역이지만 전형적인 산골 마을이다.

이 마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12일. 금융 다단계 판매업과 관련된 50대 여성 A씨가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역학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일 같은 마을 주민 5명과 함께 서울에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함께 다녀온 40∼50대 마을 주민 5명도 같은 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금융 다단계 판매업과 관련해 투자한 돈을 돌려받지 못하자 여러 번 모임을 한 것으로 보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들 6명의 확진 이후 북면 지역 코로나19 n차 감염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금융 다단계 경찰조사 '술렁' 인제 산골마을…코로나19로 '발칵'
우선 A씨의 남편과 20대 딸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20대 딸이 다닌 교회에서 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A씨의 남편과 접촉한 또 다른 주민 3명도 확진됐다.

다단계 판매업과 관련해 A씨와 함께 모임도 하고 서울에 다녀온 50대 여성 B씨의 지인 2명과 40대 여성 C씨의 자녀 2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고교에 다니는 C씨 자녀의 확진으로 해당 학교 학생과 교직원 300여 명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산골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코로나19는 금융 다단계 판매업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앞서 이 마을에서는 금융 다단계 판매업과 관련해 수개월 전 경찰조사가 진행된 사실도 확인됐다.

이와 관련된 주민은 29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대부분 판매 조직이 와해했으나 일부 주민은 돈을 돌려받지 못해 피해 금액 회수를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수개월 전 불법 금융 다단계 판매와 관련한 경찰조사로 술렁였던 산골 마을이 이번에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아예 쑥대밭이 된 셈이다.

인제군 관계자는 "이번에 확진된 금융 다단계 관련 주민들은 피해 금액을 회수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동병상련의 주민들끼리 여러 번 모임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금융 다단계 경찰조사 '술렁' 인제 산골마을…코로나19로 '발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