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바이든 정부서도 압력 계속될 것"…중 "위선적이고 뻔뻔"

브라질의 5세대 이동통신(5G) 사업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거친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클린 네트워크' 구상을 앞세워 5G 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배제해야 한다며 브라질 정부를 압박하고 있고, 이에 맞서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브라질리아를 방문중인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은 전날 브라질 정부가 미국 주도의 '클린 네트워크' 참여를 시사한 것을 두고 브라질도 '화웨이 거부' 대열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클린 네트워크란 5G 통신망과 모바일 앱, 해저 케이블, 클라우드 컴퓨터 등에서 화웨이와 ZTE 등 미국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중국 기업 제품을 배제하려는 정책이다.

미-중, 브라질 5G사업 '화웨이 배제' 문제 놓고 거친 공방
크라크 차관은 브라질 정부에 대한 '화웨이 배제' 압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뿐 아니라 조 바이든 당선인이 구성할 차기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해 중국에 대한 공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라크 차관은 중국 공산당과 연계된 화웨이의 장비를 5G에 사용하면 기밀이나 개인정보가 탈취당할 수 있다는 미국 정부의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이에 대해 브라질리아 주재 중국 대사관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양완밍 중국 대사는 "크라크 차관이 위선적이고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거짓말은 미국 국무부 관리들의 특징이며, 미국식 민주주의가 어떤 것인지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브라질 정부가 화웨이를 배제하면 상당한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통신부 산하 국가통신국(Anatel) 자료를 기준으로 브라질에서 사용되는 2G, 3G, 4G 이동통신 장비의 35∼40%가 화웨이 제품이다.

따라서 화웨이를 배제하면 브라질의 5G 기술이 늦춰지고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비용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이 브라질의 최대 통상·투자 협력국이라는 점에서 광범위한 보복 조치가 가해질 수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회복을 생각하면 중국에 등을 돌리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브라질 정부는 5G 국제입찰을 내년 초에 시행할 예정이며, 내년 말부터 2022년 초 사이에 시험단계를 거쳐 2022년 중 본격적인 5G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