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전 총장은 이날 국회 글로벌안보포럼 기조연설에 나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절차를 중시한다”며 “보텀업 방식의 외교적 실효성에 입각해 비핵화가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또 “김정은과의 관계를 러브레터로 희화화하는 식으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직할 당시(2007~2016년)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 부통령이었다.
반 전 총장은 “바이든 정부와 북의 비핵화에 대한 개념을 분명하게 확립하고 공유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에 ‘바이든 시대’를 맞아 북핵 문제 접근법을 바꿀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미국(바이든 정부)이 비핵화 중간 단계로 북이 핵무기 일부를 포기하면 제재를 일부 완화하는 식으로 협상전략을 유연하게 할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은 조금 내놓고 더 큰 것을 얻으려는 살라미 전술을 쓸 텐데 거기에 넘어가면 안 된다”고 했다.
한·미 동맹과 관련해선 “바이든 당선인이 동맹국·우방국과의 유대를 복원할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처럼) ‘갈취’라는 단어를 쓰며 방위비를 다섯 배로 올리라고 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고위 정부 당국자들이 한·미 동맹 정신을 해치는 언행을 자제했으면 한다”며 “우방인 미국을 상당히 당황하게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시작전권 환수 논의와 관련해선 “상당한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이 “자국 국방 운영체계의 관점을 앞세우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의원인 글로벌안보포럼엔 이날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참석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