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바이든 팀과 일부 비공식 접촉…독일 경제 장관, 무역 부문서 "큰 기대와 희망"
EU 외교수장 "우리를 '적'으로 여기지 않는 미국 대통령 환영"
유럽연합(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9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에 대해 "우리는 우리를 '적'으로 여기지 않는 미국 대통령과 다시 한번 협력할 기회를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보렐 고위대표는 이날 블로그에 지난 4년은 EU-미국 관계 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시간이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기간 "많은 정책적 이견이 있었고, 우리는 우리가 대서양 협력관계의 기반이라고 여겼던 원칙들 가운데 일부가 약화하고, 때로는 그 본질이 없어지는 것을 봤다"라고 덧붙였다.

보렐 고위대표는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 안과 밖에서 화합을 회복하고 민주적 규범과 기구들을 존중하며, 진정한 동반자 관계에 기반해 동맹국들과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면서 환영의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또 바이든 당선인이 파리기후협약,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세계보건기구(WHO)와 같은 다자간 노력에 재합류할 의사를 언급한 점도 환영한다면서 유럽은 미국이 순조롭게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또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변함없는 헌신을 보여주기를 바란다면서 그러나 많은 미국 행정부들이 강조해왔듯이 유럽도 더 노력하고 자기의 안보에 더 많은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향후 며칠, 몇 주 안에 EU는 최선의 협력 방법을 살펴보기 위해 새로 출범할 미국 행정부와 소통하려 노력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EU는 미국 측의 최우선 순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경제적 영향, 미국 내의 극심한 분열을 치유하는 것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같은 날 무역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EU 집행위가 바이든 당선인 팀과 일부 비공식 접촉을 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EU에서는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악화한 유럽과 미국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유럽과 미국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무역, 이란 핵 합의, 기후변화 문제 등을 놓고 계속해서 마찰을 빚으며 대서양 동맹의 균열을 드러내 왔다.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 장관은 이날 EU 회원국 통상 장관 화상 회의에 앞서 취재진에게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로 미국이 국제 무역에서 다자간 약속으로 돌아오고 과거의 충돌을 극복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커다란 기대와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