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방장관 "대화나 교류가 이뤄지는 것은 의미 있다"
"징용·대북정세 의견 교환"…일본 국가안보국장·내각정보조사관 만나
일본을 방문 중인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의 면담을 조율 중이라고 현지 민영방송 TBS가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 원장은 이르면 10일 총리 관저에서 스가 총리를 예방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 중이다.

만남이 성사될 경우 일제 강점기 징용 피해자 문제 등 한일 관계의 주요 현안에 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 원장은 스가 정권 발족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 한국 정부 고위 인사라서 양국 간 대화가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전날 집권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을 만났다.

이들은 8일 면담에서 징용 문제 등 한일 관계의 현안과 북한 정세 등 지역 과제에 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고 TBS는 전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박 원장과 만난 후 한일 관계와 관련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NHK에 따르면 그는 "매우 우호적으로 이야기를 나눴고 충분히 신뢰 관계를 유지해 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9일 기자회견에서 박 원장과의 면담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매우 중요한 이웃 나라인 한국과의 관계에 관해 솔직한 의견 교환을 했다.

상대의 입장이 있으므로 자세한 내용은 (언급을) 삼가겠다"면서 이렇게 설명했다.

박 원장과 약 20년간 '의형제' 수준의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진 니카이 간사장은 "오랜 친구이므로 옛정을 새롭게 하는 것이 중심이었다"고 전날 만남을 규정하면서도 이처럼 한일 관계와 연결해 해석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은 "두 사람은 오랜 친구이며 일한 관계의 앞날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들었다"며 "일한 관계가 현재 엄혹한 상황이지만 오랜 친구인 두 사람 사이에서 대화나 교류가 이뤄지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박 원장은 9일에는 기타무라 시게루(北村滋)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다키자와 히로아키(瀧澤裕昭) 내각정보조사관과 각각 면담했다.

그는 전날 나리타(成田)공항으로 일본에 입국했다.

가토 관방장관은 지난달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한국을 방문해 김정한 한국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과 면담하는 등 최근 한일 정부 관계자의 왕래가 활발해진 가운데 징용 문제 해결 조짐이 있느냐는 등의 물음에는 "현 상황을 일일이 논평하는 것을 삼가겠다"고 반응했다.

그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 및 관련 사법 절차는 명확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한국 측이 조기에 일본이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도록 강하게 요구하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징용 판결에 관한 종래의 견해를 되풀이해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