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의 주식 자동주문 건수가 연초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증시의 큰손으로 부상한 ‘스마트 개미’들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자동주문을 통해 투자를 계획하는 개미들은 그렇지 않은 투자자들보다 수익률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9일 삼성증권이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집계한 자동주문 건수는 지난 9월 한 달간 69만5876건이었다. 이는 올 1월(24만2662건)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심리에 휘둘리지 않고 계획적으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동주문을 활용하는 투자자는 지난 2분기 평균 수익률이 24.94%였다. 반면 일반 투자자는 21.61%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자동주문 활용 여부에 따라 3%포인트 이상 수익률이 차이난 것이다. 두 집단의 차이는 기간이 누적될수록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이 벌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자동주문을 이용하면 투자하려는 기업을 미리 분석하고 정확한 가치에 근거해 매매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재 주가가 5만원인 A라는 기업에 투자할 때 -5%~+10% 범위로 자동매도를 걸어두는 식이다. 주가가 4만7500원 아래로 내려가면 손절, 5만5000원을 넘어가면 수익 실현이 이뤄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리 측정한 가치에 따라 매수가와 매도가를 정하기 때문에 자기주도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주문 투자자들은 추가로 납입하는 금액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2분기 삼성증권에서 일반 투자자들은 계좌에 3조5100억원을 입금해 예수금이 4.45%(투자 손익 제외) 늘어났다. 반면 자동주문 투자자들은 예수금 증가율이 24.11%(입금액 1700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통계가 나온 배경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매매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에 추가로 재원을 투입할 여지도 크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자동주문 투자자들은 목돈을 모아 한 번에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와 달리 매달 월급을 받을 때마다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동학개미 운동을 통해 똑똑해진 자기주도형 투자자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