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 80%는 경증…경증환자 돌봄센터 마련해야
중앙임상위원회, 위험집단 코로나19 발병 대응 심포지엄 개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지속하는 가운데 올겨울 집단감염 발생에 대응하기 위해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9일 '겨울 위험집단 코로나19 집단 발병 대응 심포지엄'에서 "날씨가 추워지면서 유럽과 미국 등 전세계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다가올 겨울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 교수는 겨울철 코로나19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 집단환자 발생을 신속하게 진단하는 데 유리한 신속항원진단검사 도입 ▲ 치명률이 높은 노인 등 취약계층 집중 보호 ▲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경증 환자를 위한 시설 마련 등 세 가지를 제안했다.

면역검사로도 일컬어지는 항원검사는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20분 이내 확인할 수 있는 신속성이 가장 큰 장점이지만, 국내에서 시행하는 분자진단검사법인 실시간 유전자 증폭 검사법(RT-PCR)과 비교해 정확도가 높지는 않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하는 데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오 교수는 겨울에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등 취약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진단·격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봤다.

신속하게 진단해야만 확진자의 바이러스 배출 기간을 줄여 감염병의 확산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증상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것도 신속한 진단이 필요한 이유로 꼽혔다.

오 교수는 "만일에 겨울에 환자가 급격히 늘어난다면 PCR 검사 결과가 그날 나오지 않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며 "시간이 곧 생명인 상황에서 완벽을 추구하다가 훌륭한 검사를 받지 못하는 일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염자의 치사율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므로 고령자를 보호하는 게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그는 겨울철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났을 때는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만일 서울시에서 인구의 2%가 감염된다면 감염자 수는 5만 명이 넘고 폐렴으로 입원해야 하는 환자도 1만을 훌쩍 넘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모든 감염자가 병원에 입원하려고 한다면 서울시의 모든 의료기관 병상으로도 모자라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 교수는 "코로나19 환자의 80%는 경증인데, 이들이 모두 의료기관으로 온다면 지난봄 대구와 같이 중환자가 치료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며 "지자체와 보건소는 대량 환자가 발생했을 때 경증 환자 돌봄 센터를 어디에 설치할 것인지 미리 정해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겨울철 대유행 온다…신속항원검사 도입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