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흑인 여성 부통령 되는 해리스 후보 남편 엠호프 변호사

미국에서 첫 '세컨드 젠틀맨'(Second Gentleman)이 탄생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로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가 부통령에 오르게 됨에 따라 그녀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가 '세컨드 젠틀맨'이 되는 것이다.

해리스 당선인이 흑인·아시아계 여성 중 첫 부통령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면, 엠호프 변호사는 첫 세컨드 젠틀맨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돼 부부가 공히 신기록을 세운 셈이 됐다.

미국에선 대통령의 부인을 '퍼스트 레이디'(First Lady), 부통령의 부인을 '세컨드 레이디'(Second Lady)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동안 여성 부통령이 나오지 않아 '세컨드 젠틀맨'은 없었다.

56세 동갑내기인 해리스 후보와 엠호프는 2014년에 결혼했다.

해리스 후보는 2013년 영화감독 레지널드 허들린의 아내인 자신의 절친 크리셋 허들린의 소개로 엠호프를 처음 만났다.

엠호프는 대형 로펌 DAL 파이프의 성공한 엔터테인먼트 전문 파트너 변호사이지만, 해리스가 부통령 후보에 지명된 후 휴직계를 낸 뒤 주요 행사 때마다 동행하며 선거운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결혼 당시 해리스는 초혼이었고 엠호프는 이혼 전 아내에게서 두 자녀 콜과 엘라를 둔 상태였다.

엠호프는 해리스 당선인이 2016년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이 된 후 워싱턴과 로스앤젤레스를 오가며 본격적인 외조에 나섰다.

해리스가 지난해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 출마했을 때에는 무대 뒤나 관중석의 한구석에서 '카멀라 티셔츠'를 입고 지켜보는 조용한 지원자 역을 맡았다.

그러나 지난해 한 시위자가 무대 위로 뛰어올라 해리스에게 달려들었자 몸을 던져 시위자를 내보내는 '보디가드' 본색을 보이기도 했다.

해리스가 작년 12월 경선에서 중도하차한 후에는 인스타그램에 자신에게 걸터앉아 어깨를 기댄 부인을 안고 있는 흑백 사진과 함께 하트 이모티콘이 달린 '언제나 그렇듯 내가 있잖아'라는 문구를 올렸다.

미국에서 세컨드 젠틀맨은 역사상 없던 길이다.

그런 만큼 엠호프가 만들어갈 역할은 말 그대로 새로운 전형이자 역사 그 자체가 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8월 엠호프 변호사를 다룬 기사에서 세컨드 젠틀맨 자리 자체가 없었던 만큼 어떤 역할이 기대될지 불분명하다며 성별 차이 등으로 인해 전통적인 세컨드레이디의 역할과는 또 다른 부분이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