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상훈 부장판사…형사·행정 재판 주로 맡아
김경수 2심 재판장, 성폭행범에 '분노의 판결' 화제
김경수 경남지사가 댓글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 혐의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재판장인 함상훈(53·사법연수원 21기) 부장판사에게 이목이 쏠린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함 부장판사는 1995년 청주지법 판사로 처음 법조계에 입문해 전주지법과 인천지법, 서울남부지법, 서울행정법원 등을 거쳤다.

이후 2015년에는 광주고법 부장판사로 발령되며 이른바 `법관의 꽃'으로 불리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자리에 올랐다.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재판 능력을 인정받은 일부만 보임되던 자리다.

`법관 줄 세우기' 등 여러 폐단을 낳는다는 이유로 2018년부터는 신규 보임인사를 없앴다.

함 부장판사는 고등법원 부장판사 보임 이후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를 거치며 주로 형사·행정 재판을 맡았다.

당초 김 지사 사건과는 인연이 없었던 함 부장판사는 올해 2월 정기 인사 때 서울고법 형사부로 돌아오면서 사건을 맡게 됐다.

함 부장판사는 과거 여러 차례 주목받는 판결을 맡았다.

특히 성범죄 사건의 경우 항소심에서 감경해주던 관행 아닌 관행을 깨고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는 등 엄중 처벌하는 소신을 보이기도 했다.

김경수 2심 재판장, 성폭행범에 '분노의 판결' 화제
성범죄 전담인 서울고법 형사9부 재판장이었던 2017년에는 중학생 집단 성폭행 피의자들의 형량을 1심보다 높이면서 `분노' 발언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사건은 고교생들이 2011년 9월 서울 도봉구에 있는 산에서 2차례에 걸쳐 중학생 2명에게 술을 먹인 뒤 집단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샀다.

피해자들이 진술을 거부해 수사가 이뤄지지 않다가 경찰의 설득 끝에 2016년 3월 고소장을 냈고, 같은 해 7월 가해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재판에 넘겨진 11명 중 6명을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범행 당시 고등학생이었다는 등의 이유로 2명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장을 맡은 함 부장판사는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실형이 선고된 피고인 3명의 형량을 1년씩 늘리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1명에게는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특히 그는 법정에서 "기록을 읽어 보면 분노가 치밀어 이게 과연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례적으로 인간적인 소회를 밝혔다.

이밖에 함 부장판사는 최근 아내와 6세 아들을 살해한 `관악구 모자 살인사건'으로 기소된 남편 조모(42) 씨에게 1심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조씨는 범행을 전면 부인했지만, 함 부장판사는 "모든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범인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의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건도 있었다.

함 부장판사는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2014년 시민단체의 청구를 받아들여 국가정보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당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이 촉발돼 대화록 공개를 둘러싼 관심이 높았는데, 시민단체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