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도 수요 흡수 위해 뛰어들 듯…"장기 전망은 지켜봐야"
세계 TV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년에 나란히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출시하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미니LED TV는 쉽게 말해 액정표시장치(LCD)를 기반으로 하는 프리미엄 TV로, 삼성과 LG 모두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미니 LED TV를 전략적으로 내세운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여러 TV 업체들이 내년에 미니 LED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미니 LED TV는 광원 역할을 하는 백라이트 주변에 100∼200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LED를 촘촘하게 넣은 TV다.
LCD를 기반으로 하지만 기존 LCD TV보다 색상과 밝기 등 품질은 더 우수하면서 생산 단가는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보다는 낮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LCD 저가 공세에 밀려 LCD TV 수익성이 악화하자 LCD에서 점차 손을 떼고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TV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QNED, 마이크로 LED, OLED 등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분류된다.
그러나 TV 시장에서 LCD 수요는 꾸준한 데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비싼 단가 등 문제로 상용화 단계에 이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롤러블 올레드 TV는 가격이 1억원에 달하며 삼성전자가 이에 맞서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로 LED TV 가격도 비슷한 수준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는 각자 속내는 달리한 채 기존 LCD TV를 보완한 미니 LED TV에 뛰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LG가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올레드 대항마로 미니 LED TV를 내세우는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LCD TV와 차세대 기술을 적용한 TV 사이의 급에서 올레드 진영과 경쟁을 벌일 선수로 미니 LED TV가 선택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최근 미니 LED TV에 대해 "내년에 당연히 출시한다"며 "많이 팔겠다"고 언론에 공식화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미니 LED TV 출하량은 440만대, 이중 삼성전자의 출하량은 절반 가량인 200만대일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도 미니 LED TV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프리미엄 LCD TV인 '나노셀'의 일부로 미니 LED TV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LG는 올레드에 집중하고 있어 삼성만큼 공격적으로 미니 LED TV에 나설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니 LED에 대해 "미니 LED는 LCD라는 한계를 갖고 있어 올레드를 쉽게 쫓아올 수 없다"며 "미니LED는 시장에서 영향이 크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개화하지 못한 올레드 수요와 경쟁업체들의 동향 등을 고려하면 미니 LED TV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LG전자는 올해 초 미국에서 열린 가전 전시회 CES2020에서 미니 LED TV를 공개한 바 있다.
미니 LED TV가 기존 LCD TV 보다 가격이 5배 이상 높아지고, 여러 업체들이 일제히 가세하는 경쟁이 과제로 꼽힌다.
중국 TCL, 샤오미 등이 미니 LED TV를 선보였으며 내년 1월 열리는 CES2021에서 더 많은 업체들이 LED TV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TV 시장에서 여전히 LCD가 가장 대중적이고 업체들도 기존 생산공정을 활용할 수 있어 미니 LED TV가 매력적인 대안이 된다"며 "다만 LCD와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중간 단계 성격이고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시장에 완전히 자리 잡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