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IPO 덕보나 했더니…'배그' 인도 철수에 관련주 줄줄이 급락
크래프톤 기업공개(IPO) 소식에 덕을 봤던 종목들이 최근 연일 하락세다. 크래프톤이 지난달 30일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IPO에 빨간불이 들어온 탓이다. 아주IB투자, TS인베스트먼트는 '크래프톤 관련주'로 불리며 한 달 만에 주가 두배를 찍었지만, 이달 들어 조정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말부터 아주IB투자, TS인베스트먼트의 주가는 가파르게 올랐다. 크래프톤이 IPO 주관사를 발표하며 내년 IPO를 공식화한 게 계기였다. 이 회사들은 투자 포트폴리오에 크래프톤을 포함하고 있어 IPO 과정에서 큰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됐다.

아주IB투자는 한 달 만에 주가가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1450원(9월 22일)이던 주가가 10월 30일에는 3215원까지 치솟았다. 121% 오른 값이다. 올 4월 이후 1200~1300원대를 유지하며 주가 등락이 거의 없었던 상황을 고려하면 급격한 상승폭이다.

TS인베스트먼트도 크래프톤 덕을 봤다. 2325원(9월24일)이던 주가가 한 달 만에 4110원(10월 29일)을 찍었다. 76% 오른 값이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크래프톤의 IPO에 악재가 터졌다. 이익 대부분을 책임지는 간판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인도 시장에서 철수한 것이다. 이유는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이다. 인도에서는 중국 기업 텐센트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배급을 맡고 있다. 인도 전자정보기술부는 9월 2일 중국 기업에 관련된 118개 앱의 다운로드를 금지했다. 30일부터는 아예 서비스 자체를 막았다.

이번 철수는 크래프톤에 큰 타격이다. 크래프톤의 매출 대부분이 배틀그라운드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상반기 크래프톤의 연결기준 영업수익은 8872억원이다. 그중 95%인 8579억원이 배틀그라운드 제작사인 자회사 펍지에서 나왔다. 인도 시장을 잃은 것도 뼈아프다. 인도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총 다운로드의 24%를 차지하고 있다.

크래프톤이 인도 철수를 발표하자 ‘크래프톤 관련주’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아주IB투자는 지난달 30일부터 3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5일 고점(10월30일) 대비 11.81% 떨어진 2835원에 거래를 마쳤다. TS인베스트먼트도 4거래일 연속 하향세를 그렸다. 철수 발표가 난 30일에는 전일대비 10.71% 폭락했다. 5일 고점(10월29일) 대비 15% 떨어진 34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