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행감서 공모 과정 의문 제기돼…"광주글로벌모터스 감시·견제 어렵다"
"광주에 있는 것도 몰라" 현대차 출신 그린카진흥원장 자격 논란
광주시가 비위 관련 특정 감사에 들어가자 사직한 배정찬 전 광주그린카진흥원 원장의 후임인 현대자동차 출신의 신임 원장에 대한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를 주도하는 합작법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1대 주주인 그린카진흥원 원장에 자동차 공장을 짓고 있는 현대차 출신이 선임된 것을 두고 GGM에 대한 진흥원의 감시·견제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5일 그린카진흥원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에서 김덕모(68) 신임 원장의 자격 문제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장재성 의원은 "시민 혈세로 그린카진흥원이 GGM에 투자한 건데, 김덕모 원장이 같은 현대차 출신인 박광식 GGM 부사장과 가깝다 보니 현대차가 하고자 하는 대로 갈 거라는 우려가 있다"며 "소신 있게 '광주형 일자리' 상생 취지에 맞게 역할을 하지 못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김익주 의원은 "혈세를 들여 GGM을 만들고 어떻게 성공하도록 그린카진흥원이 지도·감독할 것인지 딜레마가 있다"며 "광주시와 현대차, GGM 간 가교 구실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답변에 나선 김 원장이 그린카진흥원을 잘 모르고 있었고 누군가의 추천으로 원장 후보자 공모에 신청했다는 발언도 논란이 됐다.

김 원장은 의원들이 신청 이유를 묻자 "추석에 집에 있는데 (그린카진흥원) 여직원이 전화가 왔다.

여직원이 (나에 대해) 네이버에서 검색해보고 생년월일을 물어 답했다.

여러분을 추천받았는데 취합 과정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추석이 지나고 10월 초에 관련 언론 기사를 보고 공모한다는 게 있어 그걸 보고 (그린카진흥원) 사이트에 들어갔다.

팝업 창에 있어서 공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린카진흥원이 광주에 있다는 것도 몰랐다"며 "광주시 쪽에서 자동차 관련된 분이나, 필요한 분을 모니터링했는지…"라고 말했다.

또 "정확히는 모르는데 (누군가) 추천한 게 아닌가 느낌이 있다"며 현대차나 광주시의 추천으로 공모에 신청하게 됐음을 내비쳤다.

김 원장은 이미 작성된 업무보고서를 낭독한 것 이외에는 그린카진흥원 업무를 전혀 모르고 직원들이 대신 답변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참여자치21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GGM과 광주시는 GGM의 부사장을 현대차 임원 출신으로 임명한 데 이어 그린카진흥원장까지 현대차 임원 출신 인사로 선임했다"며 "그린카진흥원은 1대 주주의 자격으로 GGM에 회계 열람권과 검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런데 이곳의 원장을 현대차 임원 출신에게 맡긴다는 것은 그나마 가지고 있는 광주시의 부분적인 감시와 견제 장치마저 무력화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GGM이 구내식당,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 등에 지역 업체의 참여를 배제하고 현대 계열사에 맡기려는 의혹이 있다며 "특정 재벌 기업의 이익 추구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