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11월 3일) 승자가 언제쯤 윤곽을 드러낼지와 관련해 핵심 경합주인 플로리다주가 주목받고 있다.

미 대선을 30년가량 현장에서 지켜본 김동석 재미한인유권자대표는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플로리다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플로리다는 3일 밤 11시30분 ~12시(한국 시간 4일 오후 1시30분~2시) 정도면 개표 결과가 나온다”며 플로리다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이기면 사실상 승패는 그때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플로리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면 대선 결과를 두고 불확실한 상황이 오래 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플로리다를 트럼프가 이긴다는 건 유권자의 표심이 여론조사와 다르다는 뜻이기 때문에 다른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도 트럼프가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플로리다주는 미 동부시간 3일 오후 8시에 투표를 종료한 뒤 곧바로 개표를 시작한다. 플로리다주 우편투표는 3일 오후 8시30분 도착분까지만 인정된다. 우편투표와 관련된 개표 지연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플로리다는 주 규정에 따라 투표일 전 도착한 우편투표에 대해서도 사전에 개표작업을 마칠 수 있다. 이 때문에 3일 밤 개표가 시작되면 우편투표 결과가 먼저 공개된 뒤 현장투표 개표 결과가 발표된다. 그만큼 결과기 빨리 나온다.

플로리다주에는 6대 경합주 중 가장 많은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플로리다를 비롯해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6대 경합주에서 모두 이긴 덕분에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바이든에게 밀리고 있고 나머지 주에서도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플로리다를 내주면 사실상 ‘게임’이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게 미 언론의 평가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에서 승리하면 다른 경합주 승부를 지켜봐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3일 오후 8~9시에는 각각 펜실베이니아주와 미시간주, 그리고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주 투표가 종료되며, 오후 9시 이후에는 위스콘신주 투표가 종료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상당수 경합주는 투표일 이후 도착하는 우편투표를 인정하기 때문에 대선 승자 확정이 늦어질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6일 도착분까지, 노스캐롤라이나는 12일 도착분까지, 오하이오는 13일 도착분까지 우편투표를 인정한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 우편투표 개표와 관련해 소송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어 대선 결과를 둘러싼 혼란이 장기화할 수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