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검찰총장 정치적 중립 훼손"…윤석열 "살아있는 권력범죄 엄벌해야"
검사 댓글 300개 넘어…"사표 받아야" 靑청원 40만 돌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다시 포문을 열면서 양측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 와중에 추 장관을 비판하는 일선 검사들의 실명 댓글과 항명 검사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도 빠르게 늘고 있어 `추·윤 대리전'도 확전하는 형국이다.

추 장관은 이날 법무부를 통해 낸 공식 입장문에서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며 윤 총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27일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한 감찰 지시 이후 일주일 만에 또다시 윤 총장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추 장관의 이날 메시지는 최근 윤 총장의 공개 활동에 대한 경고의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윤 총장은 지난주 대전고검·지검을 격려 방문한 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신임 부장검사를 상대로 `바람직한 부장검사의 역할' 등을 주제로 내부 강연을 했다.

윤 총장은 강연에서 "검찰개혁의 비전과 목표는 형사법 집행 과정에서 공정과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살아있는 권력 등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해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의 비판에 대해서는 별도 입장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의 지역 검찰청 방문은 예정됐던 검찰총장의 정기 행사라는 게 대검 측의 설명이지만, 지난달 22일 대검 국정감사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낸 직후 이뤄진 공개 활동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윤 총장이 지난 2월 중단했던 검찰청 순회를 8개월 만에 재개한 것을 놓고서 검찰의 결속을 다지고 내부 지지를 확인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윤 총장의 행보는 국감에서 "임기를 완수하고 퇴임 후 국민을 위한 봉사에 나서겠다"고 한 발언과 맞물려 정계 진출에 대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추 장관은 이날 청와대 청원과 내부 검사들의 비판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도 보였다.

엿새째 이어지는 검사들의 비판 댓글 릴레이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내부 비판에 날을 세우던 데 비해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라는 평가도 있다.

다만 추 장관은 국민청원을 '심각한 비판과 우려'로, 검사들의 댓글은 '의견'으로 표현해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기도 했다.

추 장관의 윤석열 총장 비판에 대해 대검 측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윤 총장도 국정감사 이후 현안에 관한 언급이나 대응을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

검사들의 `추미애 비판' 댓글과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도 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추 장관을 비판한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의 글에는 302건의 실명 지지 댓글이 달렸다.

실명 지지 댓글을 올린 검사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국민청원 동의자도 이날 오후 5시 40만 명을 돌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