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신속 진단키트 대형계약 성사시킨 셀트리온,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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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이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로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미국에 수출하는 항원진단키트 공급 금액은 2100억원이다.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를 공동 개발한 헬스케어 벤처기업 BBB의 기술력과 셀트리온의 글로벌 영업력이 주목 받는 배경이다.
○FDA 긴급승인 열흘 만에 초대형 계약
셀트리온은 미국 자회사인 셀트리온USA가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 ‘샘피뉴트’를 미국 진단기기 유통사 프라임헬스케어 디스트리뷰터스에 2100억원 규모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발표했다.
샘피뉴트는 10분이면 검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 신속 진단 제품이다. 휴대용 분석 장비를 이용하면 병·의원, 연구소 등의 대형 진단검사 설비를 이용하지 않고서도 검역 현장에서 간편하게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셀트리온이 중소 의료기기업체인 BBB와 공동 개발했다. 2014년 설립된 BBB는 모바일 헬스케어 관련 사업을 벌여왔다.
셀트리온이 따낸 이번 계약 규모는 국내 진단업계 매출 1위 기업인 씨젠이 지난 2분기 기록한 매출액(2748억원)의 76%에 달한다. 국내 진단키트 업체 대다수가 많게는 수십억원, 적게는 수천만원의 단일 계약을 따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셀트리온의 이번 계약이 갖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프라임헬스케어는 이번 계약으로 미국 시장에 샘피뉴트를 독점 공급하게 된다. 셀트리온은 내년 상반기까지로 계약 물량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샘피뉴트 생산은 BBB가 맡는다. 이 회사는 이번 계약 물량 납품을 맞추기 위해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다음달께 증설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샘피뉴트의 긴급사용승인(EUA)을 획득했다. 단 열흘 만에 초대형 계약에 사인을 한 셈이다.
○PCR 버금가는 정확도
샘피뉴트는 기존 신속 항원진단키트보다 정확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항원진단키트는 통상 감염 초기 단계서부터 코로나19 검사가 가능하고 10~15분이면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정확도가 80% 내외에 그쳐 의료 설비가 충분한 선진국에선 검사에 3~6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도가 99%에 달하는 분자진단키트(RT-PCR)를 더 선호해왔다.
이 제품은 코로나19 양성·음성 샘플 각각 36개씩을 대상으로 한 미국 임상 평가에서 민감도 94.4%, 특이도 100%를 기록했다. 민감도는 양성 샘플을 양성으로 판별하는 정확도, 특이도는 음성 샘플을 음성으로 판별하는 정확도다. 지난 7월 FDA에서 EUA를 받은 미국 의료기기 업체인 벡톤디킨슨 제품의 특이도와 민감도가 각각 100%와 84%였던 것을 감안하면 정확도가 확연히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이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비결은 기존 신속 진단키트와 다른 방식을 적용한 덕분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항원-항체 반응에서 발생하는 전류를 증폭하는 기술을 활용해 민감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항원키트 수요 급증에 추가 계약 기대 높아져
미국 현지서 항원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한 것도 계약 성사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1일 기준 미국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7만1300명에 달한다. 지난달 말엔 9만~10만명을 기록하면서 확산세가 정점을 찍었다. 분자진단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실험실 장비가 없이 10~15분 만에 높은 정확도로 진단 가능한 제품에 계약 문의가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추가 공급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항원진단키트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젠텍이 지난달 29일 항원진단키트 20만개를 독일에 공급하기도 했다. 나노엔텍도 항원진단키트로 독일에서 사용 승인을 획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후속제품도 출시해 미국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지는 국가를 중심으로 진단키트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FDA 긴급승인 열흘 만에 초대형 계약
셀트리온은 미국 자회사인 셀트리온USA가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 ‘샘피뉴트’를 미국 진단기기 유통사 프라임헬스케어 디스트리뷰터스에 2100억원 규모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발표했다.
샘피뉴트는 10분이면 검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 신속 진단 제품이다. 휴대용 분석 장비를 이용하면 병·의원, 연구소 등의 대형 진단검사 설비를 이용하지 않고서도 검역 현장에서 간편하게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셀트리온이 중소 의료기기업체인 BBB와 공동 개발했다. 2014년 설립된 BBB는 모바일 헬스케어 관련 사업을 벌여왔다.
셀트리온이 따낸 이번 계약 규모는 국내 진단업계 매출 1위 기업인 씨젠이 지난 2분기 기록한 매출액(2748억원)의 76%에 달한다. 국내 진단키트 업체 대다수가 많게는 수십억원, 적게는 수천만원의 단일 계약을 따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셀트리온의 이번 계약이 갖는 의미가 적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프라임헬스케어는 이번 계약으로 미국 시장에 샘피뉴트를 독점 공급하게 된다. 셀트리온은 내년 상반기까지로 계약 물량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샘피뉴트 생산은 BBB가 맡는다. 이 회사는 이번 계약 물량 납품을 맞추기 위해 생산설비를 확충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다음달께 증설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샘피뉴트의 긴급사용승인(EUA)을 획득했다. 단 열흘 만에 초대형 계약에 사인을 한 셈이다.
○PCR 버금가는 정확도
샘피뉴트는 기존 신속 항원진단키트보다 정확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항원진단키트는 통상 감염 초기 단계서부터 코로나19 검사가 가능하고 10~15분이면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정확도가 80% 내외에 그쳐 의료 설비가 충분한 선진국에선 검사에 3~6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도가 99%에 달하는 분자진단키트(RT-PCR)를 더 선호해왔다.
이 제품은 코로나19 양성·음성 샘플 각각 36개씩을 대상으로 한 미국 임상 평가에서 민감도 94.4%, 특이도 100%를 기록했다. 민감도는 양성 샘플을 양성으로 판별하는 정확도, 특이도는 음성 샘플을 음성으로 판별하는 정확도다. 지난 7월 FDA에서 EUA를 받은 미국 의료기기 업체인 벡톤디킨슨 제품의 특이도와 민감도가 각각 100%와 84%였던 것을 감안하면 정확도가 확연히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이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비결은 기존 신속 진단키트와 다른 방식을 적용한 덕분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항원-항체 반응에서 발생하는 전류를 증폭하는 기술을 활용해 민감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항원키트 수요 급증에 추가 계약 기대 높아져
미국 현지서 항원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한 것도 계약 성사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1일 기준 미국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7만1300명에 달한다. 지난달 말엔 9만~10만명을 기록하면서 확산세가 정점을 찍었다. 분자진단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실험실 장비가 없이 10~15분 만에 높은 정확도로 진단 가능한 제품에 계약 문의가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추가 공급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항원진단키트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젠텍이 지난달 29일 항원진단키트 20만개를 독일에 공급하기도 했다. 나노엔텍도 항원진단키트로 독일에서 사용 승인을 획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후속제품도 출시해 미국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지는 국가를 중심으로 진단키트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