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일 1.41% 오른 5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3일 장중 6만1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날 장중 5만60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집중 매도한 탓이다. 외국인은 지난 28일부터 4거래일 연속으로 총 6402억원 어치를, 기관은 지난 27일부터 5거래일 연속으로 총 7490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개인은 기관이 파는 기간 1조362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수급 영향이 컸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관과 외국인이 주식 비중 자체를 줄이면서 삼성전자를 기계적으로 팔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난 29일 삼성전자가 3분기 확정실적을 내놓으면서 진행한 컨퍼런스콜에 대한 실망 매물도 겹쳤다. 삼성전자측이 4분기 실적 둔화 가능성과 연말 주주환원 계획을 내년 1분기로 미룬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증권업계는 매수 대응을 조언하고 있다. 수급 문제는 일시적으로 보고 있다.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매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적 개선 기대도 여전하다. 삼성전자 실적은 디램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이날 발표한 10월 반도체 디램 고정가격도 시장 예상대로였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발표된 10월 디램 고정가격은 하락세였지만 시장에서 예상한 범위 내"라며 "내년엔 서버 투자등에 힘입어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좋아질 것이란 조짐이 많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내년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개월전 8조3081억원에서 8조6488억원으로 늘었다.
메모리 반도체 뿐 아니라 파운드리 부문과 5세대이동통신(5G) 통신장비 등도 1분기부터 본격 회복 구간에 들어선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내년 실적 개선을 앞두고 오히려 저점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할 구간"이라고 조언했다.
주주환원 계획은 일러야 내년 1분기에나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결산이 끝나야 특별배당이든 자사주매입이든 주주환원이 가능한 재원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