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페어웨이에 단단하고 빠른 그린 예상…기온·바람도 변수

11월에 열리는 마스터스, 4월과 달리 '장타 전쟁' 되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4월에 열려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가 올해는 11월 13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한다.

4월에 열리던 마스터스와 11월에 치르는 마스터스는 얼마나 다를까.

전문가들은 11월 대회는 장타자에 더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와 코스 특성 때문이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동남부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날씨는 4월보다 111월이 더 춥다.

11월 평균 낮 최저 기온은 섭씨 8도로 4월의 13도보다 5도가량 낮다.

평균 낮 최고 기온 역시 11월은 섭씨 19도로 4월의 25도와 차이가 크다.

바람도 변수다.

4월에는 따뜻한 동남풍이 불지만, 11월에는 차가운 북서풍으로 바뀐다.

맞바람을 맞으며 경기하는 홀이 더 많아진다.

추운 날씨와 차가운 맞바람은 볼이 날아가는 거리를 줄인다.

4월보다 더 축축하고 부드러운 페어웨이도 '장타 전쟁'을 부추긴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이맘때 페어웨이에 겨울용 잔디인 라이 품종을 혼재한다.

이 잔디는 물을 많이 줘야 해서 늘 축축한데 11월은 비가 많은 계절이라 페어웨이가 물렁물렁해지는 현상은 가중된다.

페어웨이와 달리 그린은 단단하고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거스타 그린 18개에는 모두 공기 순환 장비가 심겨 있어서 그린 표면을 건조하게 유지한다.

페어웨이와 달리 그린의 경도는 4월처럼 유지한다는 얘기다.

볼을 붙잡아 굴러가는 거리를 줄이는 무른 페어웨이와 단단하고 빠른 그린은 장타를 치지 못하는 선수들에게는 악몽이다.

그린을 공략할 때 롱아이언을 잡아야 하기에 버디 기회를 만들기는커녕 파세이브에 급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메이저 대회보다 널찍한 페어웨이에 러프가 그리 위협적이지 않아 그렇지 않아도 장타자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은 마스터스는 올해 장타자들의 전쟁터가 될 전망이다.

11월에 열리는 올해 마스터스는 4월 대회와 다른 점이 코스 컨디션 말고도 많다.

아름답기로 정평이 난 코스 경관도 딴판이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는 키 큰 나무와 관목, 다양한 꽃을 피우는 일년생 초본 등 약 350종 식물이 심어져 있다.

이들 식물은 계절마다 다른 경관을 선사한다.

당연히 4월과 전혀 다르다.

4월에 흐드러지게 피는 진달래와 철쭉은 11월에는 볼 수 없다.

화려한 꽃 잔치는 없지만, 대신 총천연색 단풍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함성 없는 대회라는 점도 여느 해와 딴판이다.

고즈넉한 숲속 코스에서 터지는 우레와 같은 함성은 마스터스의 상징이다.

옆 홀에서도 또렷하게 들리는 갤러리 함성은 선수들의 긴장감을 유발한다.

다른 홀에서 경기하는 선수가 버디나 이글을 잡았다는 신호라서 그렇다.

마스터스에서는 갤러리 함성도 승부의 중요한 변수였지만, 올해는 그게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