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등 SK그룹 8개사가 재생에너지로 전력 수요 100%를 대체한다는 'RE100(Renewable Energy 100)'에 국내 최초로 가입한다.
이번 가입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실행을 가속화하게 됐다는 평가다.
1일 SK에 따르면 SK주식회사,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브로드밴드,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 등 8곳은 오는 2일 한국 RE100위원회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한다.
RE100은 '재생에너지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발전된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것을 뜻한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이 2014년 시작했으며, 현재 구글과 애플, GM, 이케아 등 전 세계 260여개 기업이 가입해 있다.
신청서를 제출하면 본부인 더 클라이밋 그룹의 검토를 거친 후 가입이 최종 확정되며, 가입 후 1년 안에 이행계획을 제출하고 매년 이행상황을 점검받게 된다.
8개사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한국전력과 계약을 맺고 재생에너지를 공급받는 '제3자 전력구매계약(PPA)', 한국전력에 프리미엄 요금을 지불하고 전력을 구매하는 '녹색요금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지분 투자 등으로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발전이나 정유·석유화학·가스 등 화석연료 관련 사업을 해 가입 대상에서 제외되는 SK E&S, SK에너지, SK가스 등의 관계사들은 자체적으로 RE100에 준하는 목표를 세우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은 회사 단위 가입 조건에 따라 이번에 가입은 못 하지만 RE100과 동일한 수준의 목표를 세워 실행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이번 RE100 가입으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ESG 실천 기업'이라는 신뢰 확보는 물론 글로벌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도 한발 앞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그룹의 사업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요소 중 하나로 ESG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2018년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친환경 전환을 위한 기술개발 등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라"고 언급한 바 있으며, 지난달 열린 CEO세미나에서도 모든 관계사가 각자의 사업에 맞게 꾸준히 친환경 노력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9월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는 ESG를 기업 경영의 새로운 축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SK그룹은 RE100 가입 이전부터 친환경 사업·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SK E&S는 9월 새만금 간척지에 여의도 크기(264만㎡·80만평)의 태양광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자로 선정됐고, SK텔레콤은 빌딩에너지 관리시스템(BEMS) 등을 활용해 소모 전력을 절감하고 있다.
SK건설은 경기 화성과 파주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해 가동 중이다.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은 "이상기후 등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 발생량을 줄이자는 친환경 흐름에 한국 기업 또한 본격 참여하게 돼 의미가 깊다"며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와 에너지 솔루션 등 신성장 산업 육성에도 작은 토대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