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코트라 보고서…"전방위적 산업정책 대응 필요"
"美대선 결과 상관없이 탈중국화·자국중심주의 지속"(종합)
올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탈(脫)중국 가속화와 미국 중심의 가치사슬 재편과 같은 전체적인 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정책 수단이나 세부적인 통상전략 면에서 두 후보가 차이를 보이는 만큼 한국이 기업, 통상, 안보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산업정책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또는 바이든 후보 당선에 따른 미국의 산업정책 전망과 대응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1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산업연구원과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이 지난달 19∼20일 화상으로 진행한 미국 내 산업·기술·무역 분야의 전문가 발표 및 토론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두 후보가 공통으로 미국 중심의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과 탈중국화를 위해 기업과 무역·통상, 기술·안보를 서로 연계하는 방식의 전방위적인 산업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기치를 유지하고 바이든 후보는 '미국인에 의한 미국 내 제조'를 강령으로 내세워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5G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산업의 미국 중심 공급망 강화를 추진할 것이란 분석이다.

보고서는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미국 중심의 가치사슬 복원과 탈중국화 등 두 후보의 공통된 산업정책에 대한 중국의 대응과 그에 따른 추가적인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하므로 전방위적인 산업정책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보고서는 두 후보가 목표를 위한 세부 정책과 정책 실행 과정에서 예상되는 불확실성 측면에서는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지난 4년과 같이 감세와 규제 완화에 집중하겠지만,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엔 대규모 정부 재정지출을 통한 기업투자와 산업육성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바이든 후보는 신재생 청정에너지를 강조하고 플랫폼 기업 규제에 더 강경한 자세를 취한다는 점에서 기존 트럼프 정부 정책과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중심의 가치사슬 재편을 위한 무역·통상정책과 관련해서도 바이든 후보는 다자무역체제 및 우방국과의 협력 추구를 내세우고 있어 트럼프 정부의 양자 간 중국 견제 전략과 차별화된다고 분석했다.

코트라도 이날 '미국 경제·통상정책 전망·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누가 당선되든 현재 사회·경제적 여건상 당장 자유무역주의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코트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관세를 활용한 일방적 수입규제가 강화되고 미·중 기술 냉전과 무역 분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우방국과의 공조를 통해 중국 견제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코트라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에는 중국 견제로 인한 반사이익, 인프라 투자확대 및 자국 기업 우대 추세를 활용한 현지 진출 가능성 극대화 등이 한국에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며 "바이든 당선 시에는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디지털서비스세 논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등의 본격 추진으로 한국 기업의 미국 시장 내 경제활동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