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원의 헬스노트] 중년 건강의 적 '내장비만'…"뇌경색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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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2천500명 분석결과…내장지방지수에 비례해 뇌경색 위험 30%↑
여성이 내장지방에 더 취약…식습관 바꾸고, 운동량 늘려 뱃살 빼야
우리나라의 성인 비만율은 2018년 기준으로 34.6%에 달한다.
성인 3명 중 1명꼴로 비만인 셈이다.
비만은 그대로 방치하면 심각한 질병을 부를 수 있다.
현재까지 발표된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비만은 고혈압과 당뇨병 등의 대사증후군은 물론 심혈관계질환, 치매, 암 발생과도 연관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이 흡연, 전쟁·테러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지금까지 비만을 가늠하는 잣대는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가 주로 통용됐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것으로, 이 수치가 25 이상이면 비만, 3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각각 분류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마른 사람보다 적당히 통통한 사람들의 사망위험이 낮다는 개념의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etabolically healthy obesity)이나 '비만 역설'(Obesity Paradox) 등이 의학적인 근거를 갖게 되면서 비만을 단순히 지방의 양에 따른 정량적인 평가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게 '내장지방지수'(VAI, visceral adiposity index)라는 개념이다.
내장지방은 신체의 장기 내부나 장기 사이의 빈 곳에 축적된 지방을 일컫는다.
내장지방지수는 허리둘레, BMI에 더해 혈액검사로 확인되는 중성지방, 고밀도 콜레스테롤(HDL) 수치를 종합해 성별로 가중치를 둬 점수를 내는 방식이다.
예컨대 BMI가 몸속 지방조직의 정량을 보여준다면, 그 기능까지 복합적으로 반영한 지표가 내장지방지수다.
내장지방은 지금까지 이뤄진 여러 연구에서 당뇨병, 이상지혈증, 고혈압 등의 대사질환과 함께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밀접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이에 더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는 BMI 수치로는 비만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도 내장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뇌경색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내장지방과 뇌혈관질환의 연관성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박진호, 남기웅, 권형민) 공동 연구팀은 이 논문에서 2006∼2013년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찾아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찍고 혈액검사를 받은 55세 이상 2천5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장지방이 무증상(열공성) 뇌경색의 발생과 유의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뉘는데, 모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수록 사망이나 장애를 막을 수 있다.
이중 열공성 뇌경색은 뇌 속 작은 혈관이 막혀 생기는 질환이다.
MRI 영상에서는 무증상의 병변이지만, 방치하면 인지기능 저하, 치매, 뇌졸중 발생 위험도가 높이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조기 발견의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에서는 몸속 내장지방지수가 1만큼 오를 때마다 열공성 뇌경색 위험이 약 30%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성별로는 여성의 위험도가 44%로 남성에 견줘 더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지방이 내장 사이에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몸에 해로운 여러 물질이 분비되는 것으로 봤다.
특히 이렇게 쌓인 내장지방은 염증을 유발하면서 대사성 질환을 일으키고, 주변 조직의 기능장애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런 연관성은 유독 배만 튀어나온 '마른 비만'의 중년층에서 더 확연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BMI와 별개로 허리둘레 수치와 내장지방지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권고한다.
보통 허리둘레 수치 기준으로는 남성 90㎝(36인치), 여성 85㎝(34인치) 이상이면 각각 복부 비만으로 본다.
앞선 연구에서는 과도한 내장지방 축적이 대장 내 종양 발생률을 높이고, 난치병으로 꼽히는 건선 발병에 관여한다는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또 체형과 상관없이 복부에 내장지방이 많으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걸릴 위험이 최대 2.2배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복부비만에 해당하는 사람은 평소 필요 열량보다 적게 섭취하면서, 1주일에 3회 이상의 유산소 운동 등으로 내장지방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특히 내장지방 감소 없이 수술로 피하지방만 제거하거나,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피하지방만 줄이는 것으로는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신경과 남기웅 교수는 "건강검진 때 실시한 본인의 혈액검사 결과로 내장지방지수를 구해봄으로써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뇌경색과 치매의 위험성에 미리 대응할 수 있다"면서 "내장지방이 뇌혈관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지금부터라도 식사 조절과 운동을 꾸준히 실천해 뱃살을 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여성이 내장지방에 더 취약…식습관 바꾸고, 운동량 늘려 뱃살 빼야
우리나라의 성인 비만율은 2018년 기준으로 34.6%에 달한다.
성인 3명 중 1명꼴로 비만인 셈이다.
비만은 그대로 방치하면 심각한 질병을 부를 수 있다.
현재까지 발표된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비만은 고혈압과 당뇨병 등의 대사증후군은 물론 심혈관계질환, 치매, 암 발생과도 연관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이 흡연, 전쟁·테러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지금까지 비만을 가늠하는 잣대는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가 주로 통용됐다.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것으로, 이 수치가 25 이상이면 비만, 3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각각 분류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마른 사람보다 적당히 통통한 사람들의 사망위험이 낮다는 개념의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metabolically healthy obesity)이나 '비만 역설'(Obesity Paradox) 등이 의학적인 근거를 갖게 되면서 비만을 단순히 지방의 양에 따른 정량적인 평가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게 '내장지방지수'(VAI, visceral adiposity index)라는 개념이다.
내장지방은 신체의 장기 내부나 장기 사이의 빈 곳에 축적된 지방을 일컫는다.
내장지방지수는 허리둘레, BMI에 더해 혈액검사로 확인되는 중성지방, 고밀도 콜레스테롤(HDL) 수치를 종합해 성별로 가중치를 둬 점수를 내는 방식이다.
예컨대 BMI가 몸속 지방조직의 정량을 보여준다면, 그 기능까지 복합적으로 반영한 지표가 내장지방지수다.
내장지방은 지금까지 이뤄진 여러 연구에서 당뇨병, 이상지혈증, 고혈압 등의 대사질환과 함께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밀접한 연관성이 관찰됐다.
이에 더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는 BMI 수치로는 비만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도 내장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뇌경색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내장지방과 뇌혈관질환의 연관성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박진호, 남기웅, 권형민) 공동 연구팀은 이 논문에서 2006∼2013년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찾아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찍고 혈액검사를 받은 55세 이상 2천5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장지방이 무증상(열공성) 뇌경색의 발생과 유의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로 나뉘는데, 모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수록 사망이나 장애를 막을 수 있다.
이중 열공성 뇌경색은 뇌 속 작은 혈관이 막혀 생기는 질환이다.
MRI 영상에서는 무증상의 병변이지만, 방치하면 인지기능 저하, 치매, 뇌졸중 발생 위험도가 높이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조기 발견의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에서는 몸속 내장지방지수가 1만큼 오를 때마다 열공성 뇌경색 위험이 약 30%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성별로는 여성의 위험도가 44%로 남성에 견줘 더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지방이 내장 사이에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몸에 해로운 여러 물질이 분비되는 것으로 봤다.
특히 이렇게 쌓인 내장지방은 염증을 유발하면서 대사성 질환을 일으키고, 주변 조직의 기능장애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런 연관성은 유독 배만 튀어나온 '마른 비만'의 중년층에서 더 확연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BMI와 별개로 허리둘레 수치와 내장지방지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권고한다.
보통 허리둘레 수치 기준으로는 남성 90㎝(36인치), 여성 85㎝(34인치) 이상이면 각각 복부 비만으로 본다.
앞선 연구에서는 과도한 내장지방 축적이 대장 내 종양 발생률을 높이고, 난치병으로 꼽히는 건선 발병에 관여한다는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또 체형과 상관없이 복부에 내장지방이 많으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걸릴 위험이 최대 2.2배 높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복부비만에 해당하는 사람은 평소 필요 열량보다 적게 섭취하면서, 1주일에 3회 이상의 유산소 운동 등으로 내장지방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특히 내장지방 감소 없이 수술로 피하지방만 제거하거나,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피하지방만 줄이는 것으로는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신경과 남기웅 교수는 "건강검진 때 실시한 본인의 혈액검사 결과로 내장지방지수를 구해봄으로써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뇌경색과 치매의 위험성에 미리 대응할 수 있다"면서 "내장지방이 뇌혈관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지금부터라도 식사 조절과 운동을 꾸준히 실천해 뱃살을 빼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