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차단 숲 등 줄줄이 개발 차질 예상

강원 춘천시 옛 미군기지였던 캠프페이지를 공원으로 개발하려는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

춘천 옛 미군부대서 기름통 발견…개발 지연 불가피
지난 5월 캠프페이지 내에서 토양오염이 확인된 데 이어 이번에 땅속에서 기름통 수십 개가 발견돼 전수조사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캠프페이지는 지난 2007년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뒤 국방부가 토양오염정화를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정화작업이 이뤄졌다.

춘천시는 2023년까지 문화재 발굴을 마치고, 캠프페이지를 문화공원으로 만드는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문화재 발굴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혀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부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춘천 옛 미군부대서 기름통 발견…개발 지연 불가피
실제로 지난 5월 부지 내 일부 토양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 수치가 기준치(500㎎/㎏)의 5∼6배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자 미세먼지 차단숲 사업이 연기된 상태다.

미세먼지 차단숲은 춘천시가 추진하는 '1억 그루 나무심기'라는 대규모 프로젝트의 하나다.

설상가상 이번에 땅속에서 기름통(약 20ℓ) 30여 개가 발견되자 시민단체는 전체 부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에 기름통이 발견된 곳이 국방부가 부대 폐쇄 이후 한국농어촌공사에 위탁해 환경정화작업이 이뤄졌던 구역 바로 옆이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기름통 발견 지점은 토양오염정화작업을 진행한 곳이 아닌 당시 조사보고서에 비 오염지역이라고 명시한 지역으로 조사가 얼마나 부실했는지 명백하게 알 수 있다"며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장에는 아직 100㎡에 걸쳐 매립된 기름통이 더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춘천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춘천시 관계자는 "일단 문화재 발굴의 경우 일정에 무리가 없지만, 이후 문화공원을 위한 사업은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환경정화 과정을 지켜보며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춘천 옛 미군부대서 기름통 발견…개발 지연 불가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