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회복세라지만 많은 고학력 젊은이 배달노동자로 내몰려"
중국 일자리 부족에 석사 출신 배달노동자 수만명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수많은 고학력 젊은이들이 일자리 부족에 배달노동자로 내몰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배달 서비스업체 메이퇀뎬핑(美團点評)이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석사 학위 소지자 최소 6만명이 이 회사 배달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또한 학사 학위를 소지한 배달노동자는 17만명에 달했다.

7월 말 기준 메이퇀뎬핑의 배달노동자 수는 총 295만명이며, 이중 24.7%가 학사 학위 이상을 딴 고학력자로 이는 전년 동기보다 6.7%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SCMP는 올해 중국 내 대학 졸업자가 874만명 배출됐지만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면서 취업 시장 전망은 여전히 어두워 배달노동자로 일을 시작하는 고학력자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고학력자들이 원하는 IT업종이나 관공서 취직은 어려운 상황에서 저숙련 직업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배달노동자의 수요는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와 재택근무 등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에 직업을 가졌던 이들도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으면서 배달노동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음식 배달노동자를 국가 직업 분류에 공식 직업으로 포함시켰다.

그러나 여전히 배달노동자는 건강과 실업 등 5대 주요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코로나19를 핑계로 임금 체불도 벌어지고 있다.

메이퇀뎬핑과 어러머(餓了<麻변밑에 작을요>·Ele.me) 등 배달업체들은 배달 시간 단축, 교통법규 위반시 벌칙 등 배달노동자의 근무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차이나포스트와 익스프레스뉴스가 배달노동자 6만5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5%는 한달에 5천위안(약 84만원) 이하를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하루에 10시간 이상 일한다고 답했으며, 약 60%는 한달에 이틀 이하로 쉰다고 말했다.

SCMP는 배달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도 배달노동자는 세계 2대 경제 대국인 중국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직접적으로 체험하는 계층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가 회복세라지만 배달노동자는 열악한 근무 환경에도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다.

중국 물류 연구자 자오샤오민은 "배달노동자는 배달산업의 막대한 부를 창출했음에도 기본적인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근무조건 탓에 사람들은 배달노동을 임시직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