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클리오' 사옥, 창신동 채석장 전망대 등
도심서 일몰 감상하는 테라스…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선정
26일 오후 5시 30분께 서울 성동구 성수동 '클리오' 사옥 14층 테라스에서는 붉은 해가 한강 서쪽으로 뉘엿뉘엿 지는 모습을 한 폭의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었다.

어느 관광지나 가야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일몰을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매일 볼 수 있게 설계한 이 건물은 올해 제38회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받았다.

서울시가 올해 건축상 주요 수상작을 소개하고자 이날 마련한 언론 간담회에서 이 건물 설계자인 임재용 건축가는 "민간 건축물이고 그리 크지 않은 면적이지만 사람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늘려 공공성을 살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서울을 방문한 외국 건축가들에게서 "서울 건물에는 발코니·테라스가 대체 어디 있는 거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안타까웠다면서 테라스·휴식공간을 제대로 갖춘 건물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런 구상으로 이 건축물에는 지하 2층, 지상 14층 구조 가운데 4개 층마다 널찍한 테라스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에 서면 남산타워와 서울숲, 한강 이남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도심서 일몰 감상하는 테라스…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선정
공공 건축물 중에서도 이렇게 좁은 공간에서 전망을 살린 건물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지어진 '창신 숭인 채석장 전망대'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좁은 공간에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든 좋은 예다.

올해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을 받았다.

창신동은 이 지역에서 나는 화강암이 특히 질이 좋고 도심에서 가까워 일제강점기 채석장으로 쓰였다고 한다.

당시 이곳의 돌을 가져다 한국은행·서울역·시청 등 건물을 지었다.

해방 이후 사람들이 들어와 살면서 주거지가 됐고 한때 뉴타운으로 지정돼 아파트 단지로 개발될 뻔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결국 도시재생지역 1호로 지정됐다.

도심서 일몰 감상하는 테라스…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선정
이곳에 공공 건축물 설계를 맡은 조진만 건축가는 높은 지대와 독특한 경관적 특성을 살려 60m 아래의 채석장과 그를 둘러싼 도시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3층 규모의 이 전망대 옥상 데크에 오르면 바로 앞에 야트막한 산지의 한쪽이 잘려 나간 채석장 풍경과 함께 서울 도심과 남산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이 전망대는 서울시가 건립한 공공건물이어서 시민들에게 개방돼 있다.

2층에는 통유리창으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도 있다.

도심서 일몰 감상하는 테라스…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선정
이처럼 특별한 경관을 보여주는 서울시 건축상 수상작들은 이달 31일까지 열리는 '서울건축문화제 2020' 온라인 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올해 건축문화제 주제인 '틈새건축'에 관해 전문가들이 준비한 열린 강좌도 마련됐다.

신민재 건축가(AnLstudio)의 '협소주택 이야기', 김하나 건축가(삼시옷)의 '공유주거문화', 강정은 건축가(에브리아키텍츠)의 '도시재생 중림창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건축문화제 홈페이지(www.saf.kr)와 유튜브 채널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심서 일몰 감상하는 테라스…서울시 건축상 수상작 선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