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AFP통신, 교도통신 등은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을 긴급 속보로 전했다. AP통신은 이 회장에 대해 "소규모 TV 제조사를 글로벌 가전제품 거인으로 변화시켰다"며 "이 회장이 리더십을 발휘한 약 30년간 삼성전자는 글로벌 브랜드로 부상했으며 전 세계 최대 스마트폰, TV, 메모리칩 제조사가 됐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이 회장의 어록을 소개하며 "그는 소니 등 라이벌에 도전하기 위해 혁신을 촉진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관련 소식을 전하며 "이 회장은 삼성을 스마트폰, TV, 컴퓨터 칩 거인으로 키웠다"며 "삼성전자는 오늘날 한국 경제의 주춧돌이며 전 세계에서 연구개발(R&D) 지출이 가장 큰 기업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NYT는 이어 "그의 재임 동안 점차 다른 전문 경영인들이 그룹에서 더 큰 책임을 지게 됐지만, 이 회장은 삼성의 '큰 사상가'(big thinker)로 남아 거시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NYT는 이 회장이 두 차례 기소됐다가 사면된 점도 언급하며 "그의 재임은 한국에서 '재벌'로 불리는 가족 소유 거대기업들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하는, 때때로 미심쩍은(dubious) 방식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AFP통신은 "삼성전자를 글로벌 테크 거인으로 변모시킨 이 회장은 2014년 심장마비로 병석에 눕게 됐다"며 "은둔형 생활방식으로 유명한 이 회장의 구체적 상태에 관해선 공개된 바가 적어 그의 마지막 날들 역시 미스터리에 쌓여 있었다"고 전했다. AFP는 "삼성은 한국에서 가장 큰 가족 소유 대기업, 혹은 재벌"이라고 소개했다.
일본 언론도 이 회장의 별세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회장이 서울 시내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며 "고인은 1987년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취임해 창업가 출신으로 한국 재계를 선도했다"고 전했다. 또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수장으로 지휘봉을 잡은 상태여서 삼성 경영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회장에 대해 "1987년 삼성 회장에 취임한 후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냈다"고 평가했다.
중국 언론들도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을 긴급 보도했다. 환구망도 한국 언론을 인용해 이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넘게 투병하다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도 주요 화제에 올랐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