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국정감사 도중 게임 삼매경
3년 전에도 게임하다 들통
강훈식 "두말 할 여지 없이 잘못한 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반성하고 자숙하겠다"고 사과했다.
국정감사가 얼마나 지루했으면 타 의원의 질의 도중 참지 못하고 게임을 즐겨야 했을까.
강 의원의 사과글은 흡사 초등학생의 반성문을 연상케 한다. "오늘 제가 국회에서 모바일 게임을 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두말할 여지 없이 제가 잘못한 일입니다. 반성하고 자숙하겠습니다. 향후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살다살다 국회의원에게 이런 사과문을 받는 날이 올 줄은 몰랐던 국민들은 "짐 싸서 집에 가서 좋아하는 게임 실컷 해라", "세비를 받는 의원이 게임이라니", "민주당에서 징계에 처해야 한다" 등 일침을 날렸다.
더욱 문제인 것은 놀랍게도 강 의원이 국감 중 게임을 하다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지난 2017년 10월2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감 중 자신의 휴대폰으로 모바일 게임을 하던 장면이 포착돼 질타를 받은 전력이 있다.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이번 국감에 임하는 자세를 여실히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황 부대변인은 "176석을 가졌다며 국감을 우습게 보고 국감장을 게임이나 하는 놀이터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저격했다.
강 의원의 페이스북 댓글은 가관이다. 관대한 강 의원 지지자들은 "욕하려고 들어왔으나 반성의 글이 있으니 이해하련다", "답변이 얼마나 지루했으면 그랬을지 이해는 된다", "게임을 한 게 잘한 일은 아니지만 악플은 삼가달라", "힘내라 언제나 파이팅이다" 등의 응원을 보냈다.
강 의원은 수많은 기자들이 지켜보는 국감장에서 과연 자신이 게임을 하는 것을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지켜보는 것을 알면서도 참을 수 없었던 걸까. 이쯤되면 게임중독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없게 된다.
전문가들은 게임중독에 대해 '중독이라는 일종의 뇌회로가 생긴 것'으로 진단한다. 단기간 치료는 어렵지만 자가 치료의 개념으로 근본 원인을 찾으면 치료가 쉬워질 수 있다고 한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였을 때에는 많은 시간 동안 게임을 하지 않지만, 점차 사용 시간이 늘어나고 스스로 사용시간을 조절해 나가는 것이 어렵게 됐다면 전문가 상담을 추천한다.
게임을 하지 않으면, 드는 불안감과 초조함이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