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전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당시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들의 차별대우 문제와 관련해 "이유 없는 중상(中傷)"이라고 주장했다.

23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전날 일본의 근대 산업시설을 전시한 도쿄도 신주쿠구의 산업유산정보센터를 방문해 전쟁 중 조선인 노동자가 차별 대우를 받았다는 비판을 염두에 둔 듯 "이유 없는 중상을 꼭 물리쳐 일본의 힘찬 산업화 행보를 전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아베 전 총리는 과거 하시마섬(군함도)에서 살았던 일본 주민들을 만나 "역사의 진실은 여러분이 이야기해줌으로써 전달될 것"이라며 격려하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이어 태평양전쟁 당시 미쓰비시중공업 나가사키조선소에서 일한 대만인 징용 노동자에게 봉급이 지급됐음을 보여주는 급여 봉투 등을 살펴봤다.

일본은 2015년 메이지시대 산업시설 23곳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면서 조선인 징용 노동자 등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6월 도쿄도 신주쿠구에 개관한 정보센터에는 강제징용 희생자를 기리는 조처 대신 일본의 산업화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확인돼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