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위 국감에 영상으로 참여…박능후 "대체요법 연구활용 필요"
'구충제 개그맨' 국감장서 "환자들 현혹되기 쉬워…상담의 절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22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는 말기 암 치료를 위해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한 바 있는 개그맨 김철민이 영상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8월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김씨는 애초 국감장에 참고인 자격으로 직접 등장할 계획이었으나 컨디션 등을 고려해 영상 참여로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구충제 복용 초기에 통증이 크게 줄었다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이후 암이 악화해 복용을 중단한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암학회는 앞서 지난해 말 펜벤다졸 유행 당시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며 복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김씨는 국감에서 "저는 선인장 가루액, 대나무 죽순으로 만든 식초 등 수십 가지 대체요법 제안을 받았다"며 "(환자들은) 이상한 제품에 현혹되기 쉽다.

다른 사람이 좋아졌다고 해서 자신도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해 복용했다가 낭패를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적으로 상담해주는 의사 선생님이 계시면 정말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표준치료 외 여러 대체 요법의 효과에 관한 판단과 부작용 관리는 오롯이 환자들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고 지적했다.

환자들이 음지에서 대체 요법을 시도하지 않도록 대체 요법 활용 현황을 파악하고 부작용 관리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게 신 의원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의학적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으나 민간에서 널리 쓰이는 '대체 요법'에 대한 공적 연구 및 활용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장관은 "대체 요법을 제도권 안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며 "의료계는 대체의학을 신용하지 않지만 많은 국민이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제도권 내에서 연구하고 결과를 활용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쓰고 있기 때문에 좋은 효과이든 나쁜 효과이든 제대로 연구해 국민들께 알려드리면서 권장할 것은 하고 제재할 것은 제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암 환자들이 매일 상담을 하거나 (대체 요법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강구해야 할지 깊이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