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틴베스트 "LG화학 배터리 사업부문 물적분할 반대"
의결권 자문회사인 서스틴베스트는 오는 30일 LG화학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상정될 배터리 사업 부문 물적분할 계획에 반대를 권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서스틴베스트는 이날 낸 '2020년 LG화학 임시주주총회 안건 의견'에서 "국내 상장사의 경우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디스카운트'(할인)가 상당한 수준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서스틴베스트는 2015∼2019년 자회사를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국내 상장사 중 한 개의 상장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 44개사를 분석해 모회사 디스카운트가 있는지 통계적으로 검증했다.

이에 따르면 자회사 상장 후 12개월간 시가총액의 측정이 가능한 39개사 중 24개사(61.5%)의 시총 증가율이 자회사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후 18개월로 기간을 늘렸을 때는 36개사 중 27개사(75.0%)에서, 24개월의 경우에는 26개사 중 16개사(61.5%)에서 모회사 시총 증가율이 자회사 증가율에 못 미쳤다.

서스틴베스트는 "인적분할은 소수 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가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 처분권을 가질 수 있지만 물적분할 시에는 지배주주가 독점하게 된다"며 "분할 신설회사에 대한 경영 통제 수단 상실, 존속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받아야 하는 배당 등도 모회사 디스카운트가 발생하는 원인"이라고 짚었다.

최근 LG화학이 배당 성향 30% 이상 지향,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원 이상의 현금 배당 등 '주주 달래기' 정책을 내놓은 데 대해서는 "최근 5년간 평균 배당 성향(32.3%) 및 평균 주당 배당금(4천700원)을 고려하면 개선되었다고 할 수 있으나 모회사 디스카운트로 발생할 주주가치 훼손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택한 물적분할 후 기업공개 방식은 지배주주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과를 초래하여 소수 주주의 가치를 훼손할 위험이 상당하다"며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에 물적분할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LG화학은 전문사업 분야로의 집중을 통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LG화학의 전지사업부를 분할해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 법인 'LG에너지솔루션'을 오는 12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분할은 LG화학이 분할되는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오는 30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분할 계획 승인을 안건으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은 LG화학 물적 분할로 인한 피해를 막아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리는 등 반발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