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희문(1539∼1613)은 조선 중기의 양반으로, 9년 3개월(1591년 11월 27일∼1601년 2월 27일) 동안 거의 매일 일기를 썼다.
이 일기에는 임진왜란 관련 기록도 포함돼 있다.
오희문은 벼슬길에 오르지 못한 평범한 양반이었지만 큰아들 오윤겸(1559∼1636)은 영의정을 지냈고, 손자인 오달제(1609∼1637)는 병자호란 때 절의를 지키다 청나라에 끌려가 죽은 삼학사 중 한 명이다.
이번 특별전은 국립진주박물관이 2018년 역주한 '쇄미록'(전 8권, 사회평론아카데미) 출간을 계기로 기획됐다.
쇄미록(보물 제1096호)에는 전쟁 관련 기록을 비롯해 사노비, 음식, 상업, 의료 등 16세기 말 사회경제사 및 생활사 관련 내용이 담겨 있다.
박물관은 "조선왕조 500년 동안 지배계층이었던 양반과 이 시대를 특징짓는 이른바 '양반사회'의 실상을 이해하는 데 쇄미록 만큼 도움이 되는 책도 없다"고 설명했다.
전시에서는 쇄미록 자체와 여기에 실린 다채로운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수치를 활용한 다양한 도표를 제시한다.
또 디지털 영상물과 그림을 제작해 보여준다.
쇄미록의 주요 장면은 신영훈 수묵인물화가의 21컷 그림으로 담아 전반적인 내용을 그림책처럼 볼 수 있게 했다.
'기록하는 오희문'을 묘사한 프로젝션 맵핑 영상, 가시나무를 오브제로 임진왜란의 고통과 고난을 표현한 프로젝션 맵핑 영상, 쇄미록의 결정적인 장면을 감상하며 오희문과 희로애락을 나누는 느낌을 주는 인터렉티브 가상현실(VR) 영상 등도 마련돼 있다.
오희문의 초상과 그의 셋째아들 오윤함의 초상, 임진왜란 시기 개인일기인 김용 호종일기(보물 제484호), 조정 임진란 기록 일괄(보물 제1003호), 노인 금계일기(보물 제311호) 등도 함께 전시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