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클라이머 등반을 정서적이고 영화적으로 표현한 캐나다 단편 작품
'나 홀로'·'조스 밸리의 클라이머' 등 개막작 3편, 23일 개막일 선보여
국내 유일 국제산악영화제 개막작 '내면의 목소리' 관심
국내 유일 국제산악영화제인 제5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www.umff.kr)가 오는 23일 개막하는 가운데 개막작에 대한 안팎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막작은 여성 클라이머 심리를 탐색한 '내면의 목소리', 외로워 보이지만 또 다른 매력을 지닌 고요한 그린란드 탐험 '나 홀로', 한 시골 마을이 볼더링(작은 암벽을 등반 장비 없이 오르는 것) 성지가 돼 지역 활성화 사례를 보여주는 '조스 밸리의 클라이머' 등 3편이다.

이중 여성 클라이머 이야기를 그려낸 '내면의 목소리'(Speak to Me Softly)가 눈길을 끈다.

이 영화는 2019년 캐나다에서 제작된 7분짜리 다큐멘터리로 아시아에서 처음 상영된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이정진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가 여성 클라이머 제니 아베그의 등반을 정서적이고 영화적으로 표현한 단편이라고 소개한다.

이 프로그래머에 따르면 이 영화는 등반의 과정과 도전을 색다른 시각으로 다뤘다.

짧은 러닝타임 안에 벌어지는 사건은 오직 7시간 동안의 수직 톺아 오름이다.

'톺다'라는 말은 가파른 곳을 오르려고 매우 힘들여 더듬는다는 의미다.

여기에 다양한 내면의 목소리가 내레이션으로 덧입혀지고, 물속에 헤어나올 수 없이 빠져들어 가는 모습과 얼어붙은 호수를 혼자 맨발로 걷고 있는 모습이 교차 편집되면서 여성 클라이머의 내면을 공감각화해서 관객에게 접근한다.

이를 통해 결국 등반은 자신과 싸움에 대한 반영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국내 유일 국제산악영화제 개막작 '내면의 목소리' 관심
헤나 테일러 감독은 섬세함과 감성을 담은 촬영과 영화적 편집을 통해 많은 산악영화를 만들어왔고, 이 작품을 비롯한 그녀의 전작들은 많은 산악영화제에서 소개된 바 있다.

헤나 테일러 감독은 2011년 캄보디아 시골에서 네 명의 산파와 함께 지낸 본인의 경험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며 출산이라는 민감한 주제를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가장 미묘하고도 겸허한 요소를 밝혀내는 것에 열정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올해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운영된다.

종전처럼 현장에서 영화제 분위기를 직접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굳이 영화제가 열리는 현장까지 오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진행하는 산악영화제를 안방에서 즐길 수 있다는 큰 장점도 돋보인다.

국내 유일 국제산악영화제 개막작 '내면의 목소리' 관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