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춘숙 의원 "38차례 무인날인 혐의도"…정기현 원장 "수사 종결시 징계수위 재결정"
"열려있는 환자 뇌 사진 공개한 중앙의료원 의사 경징계 그쳐"
뇌 수술 후 환자의 동의 없이 머리가 열려 있는 뇌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한 국립중앙의료원 의사에 대한 징계가 솜방망이에 그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의사는 응급상황에서 의식이 또렷하지 않은 환자에게 수술동의서에 지장을 찍게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병원 소속 신경외과 전문의 A씨는 뇌수술 뒤 환자의 뇌 사진을 SNS에 게시해 자체 감사를 받았다.

또 38차례에 걸쳐 뇌 수술 및 응급환자 수술 동의서에 환자 지장을 찍게 한 무인날인 행위 역시 감사 대상에 올랐다.

당시 환자 대부분은 노숙인으로, 보호자가 없거나 이미 의식이 없는 경우가 다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결과 A씨는 환자 동의 없이 인터넷에 뇌 사진을 게시한 행위에 대해 감봉 1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의료법 제19조(정보누설 금지) 위반, 국립중앙의료원 복무 규정 제5조(성실의무), 9조(품위유지의 의무), 제10조(비밀업무의 의무)를 위배한 것으로 판단된 데 따른 것이다.

단 수술 시 동의서를 받은 과정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가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11월 대한의사협회 등으로 꾸려진 전문가평가단에 자문을 구했다.

이 행위가 의료인의 품위를 손상했는지 여부를 판단해달라는 것이었는데, 의협은 10개월 만인 지난달 품위 손상이 아니라는 의견을 복지부에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정 의원실은 이 행위가 의료법 제66조 1항에 따라 의료인 품위 손상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데도 굳이 의협에 판단을 구한 점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의료법상 의료전문가단체에 판단을 구할 사안이 아닌 수술 시 동의서 무인날인 행위까지 의협에 판단을 구한 복지부도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소중한 생명을 대상으로 전문의가 수술을 연습한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며 "너무도 비윤리적이고 반인권적 행위를 한 사람인데, 감봉 1개월에 그쳤다는 사실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감봉 1개월은) 최종적 징계가 아니다"라며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종결 후 징계 수위가 다시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