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산단 내 부지에 시설 유치계획 '불가'…밀양시 "피해 발생" 우려
한전 "변전소 매입, 에너지 저장 장치, 유통센터는 검토 예정"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765㎸ 송전탑 사태 당시 지역 민심 수습 차원에서 추진했던 유통센터 건립 등의 사업을 일방적으로 철회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경남 밀양시에 따르면 한전은 2014년 12월 10일 국무조정실 주관 밀양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 조성 대책 회의에서 나노산단 내 대지를 매입해 다양한 시설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시 계획에는 나노산단 내 부지 10만1천702㎡를 매입해 변전소(4천㎡)와 자재 창고(3만3천2㎡), 에너지 저장 장치(3만1천700㎡), 유통센터(3만3천㎡) 건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전은 회의 이튿날 이러한 계획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에 나노산단 개발 수요전망을 통보했고, 같은 달 15일 국무조정실 주관 관계기관 회의에서 한전 수요부지를 포함해 나노산단 조성 면적을 결정했다.

이후 국가산단 지정 승인 등을 거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9월 한전에 부지 매수를 요청했으나, 한전은 3개월이 지나서 변전소 부지 이외에는 '매수 불가' 입장을 LH에 전달했다.

변전소는 당초 계획한 매입 부지의 3.96% 수준이다.

한전은 올해 5월 해당 변전소 부지를 매수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나노산단 내 한전 사용부지는 정부 부처 간 합의사항이 반영된 것으로 매수 불가는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국토부 주재로 관련 부처 대책 회의를 열어 한전의 부지 매수 불가 입장에 따른 방안이 나오지 않으면 국무조정실로 사안을 이첩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논의가 지지부진해졌다.

이에 대해 한전은 일부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한전은 자재 창고의 경우 기존에 추진 중인 경기 김포에 위치한 경인권 통합물류센터 구축 이후 2024년께 해당 부지 매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저장 장치 부지에 대해서는 해당 사업을 재검토하라는 감사원 지적에 따라 대체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밀양시와 LH는 정부와 한전에 국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기관의 대책 회의 및 문제해결을 촉구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나노산단 내 한전이 매입을 계획했던 부지가 12%가량 된다"며 "매입되지 않을 경우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