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국감서 "국내 불법유통 방치" 지적 이어져
관세청장 "최악 업황 고려, 규제 일부 유예"
"따이공·직구 통해 면세품 불법유통 의심…대형 면세점도 밀수"
관세청 국정감사에서는 유명 고가 브랜드 등 면세품 국내 불법유통 정황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관세청에 대한 국감에서 개인이 본인 소비를 이유로 해외에서 물품을 대량 수입하는 '큰손 해외 직구족'이나 중국의 대형 보따리상, 즉 '따이공'을 통해 면세품이 국내에 불법 유통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은 유명 홍삼 브랜드의 면세품이 국내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대거 팔리는 실태를 따져 물었다.

양향자 의원은 "국내 외국인 유학생과 따이공이 면세품을 대량 구매해 인도를 받은 후 출국 예약을 취소하고 국내로 불법 유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의심했다.

양 의원은 관세청이 이러한 수법을 파악하고도 방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노석환 관세청장은 이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면세점업계가 최악 경영난을 겪고 있어 업계 요청을 수용해 '우범 여행자 현장 인도 제한제도'를 2분기부터 한시적으로 유예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따이공·직구 통해 면세품 불법유통 의심…대형 면세점도 밀수"
같은 당 양경숙 의원은 HDC신라면세점 대표이사 주도로 이뤄진 억대 면세 시계 밀수사건을 거론하며, 관세청의 수사 착수가 지연됐고 규모도 축소됐다고 추궁했다.

양경숙 의원은 "HDC신라면세점이 조직적으로 사건 은폐 시도를 했는데도 관세청은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고, 올해 면세점 허가 갱신 심사를 통과했다"며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겠다고 압박했다.

해외 직구족의 비정상적 대량 구매 행태도 국내 불법 유통경로로 악용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같은 당 박홍근 의원은 8개월간 총 1천891건이나 직구를 이용한 개인 사례를 들며 "면세 범위로 쪼개 빈번하게 물품을 들여오는 방식으로 세금을 포탈하거나 국내에서 되판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러한 '직구계 큰손'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개인 연간 한도를 정하고 정상적 범위를 벗어난 상거래를 면세 혜택을 없애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 청장은 "1천891회를 반입한 개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개인별 연간 누적 거래한도 설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