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디지털이미지 분석 원위치 복원 결과
일제때 옮겨진 광화문 해치상 원위치, 표시석서 1∼1.5m 떨어져
현재 광화문 양옆에는 해치상(獬豸像)이 서로 마주 보고 있다.

해치는 옳고 그름을 가린다는 상상 속 동물로 예로부터 화재나 재앙을 막는 신령스러운 짐승으로 여겨져 궁궐, 절 등에 세워졌다.

해치는 해태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광화문 앞 해치상의 본래 위치는 현재 위치가 아니다.

원래 해치상이 있던 자리는 현재 도로와 광장으로 이용되고 있고, 원위치로 추정되는 곳에는 지금 표시석만 세워져 있다.

표시석은 광화문광장 북쪽과 광장 동쪽 도로 건너편에 자리하고 있다.

표시석으로 표시된 해치상의 원위치가 지금 자리에서 1∼1.5m가량 떨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디지털 이미지 분석 기법을 활용해 해치상의 원위치를 복원해본 결과 서편의 해치는 표시석보다 동북 방향으로 약 1.5m, 동편 해치는 표시석의 서북 방향으로 약 1m 떨어져 있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이미지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미국의 웨이퍼마스터스사가 함께 진행했다.

일제때 옮겨진 광화문 해치상 원위치, 표시석서 1∼1.5m 떨어져
해치상은 본래 광화문 월대(月臺, 정전 같은 중요 건물 앞에 설치한 기단 형식의 대) 앞 양쪽에 각각 세워져 있었다.

그러나 1920년대 일제의 조선총독부청사 건립 과정에서 광화문과 함께 철거됐다.

이후 광화문은 지금의 국립민속박물관 입구 쪽으로 옮겨졌고 해치상은 총독부 청사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다가 1995년 총독부청사가 철거되고, 광화문이 현재 자리에 복원되면서 해치상은 현 위치에 자리하게 됐다.

일제때 옮겨진 광화문 해치상 원위치, 표시석서 1∼1.5m 떨어져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과거 유리건판 사진과 같은 구도로 현재의 광화문 일대를 사진 촬영하고, 북악산과 광화문 등 사진에 나타난 피사체의 좌표를 위성항법시스템(GPS)으로 측량한 다음 현재 및 과거 사진을 합성하고 사진상의 위치 좌표를 분석해 해치상의 원래 위치를 추정했고 설명했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발굴을 토대로 복원된 현재 광화문과 이번에 이미지 분석을 통해 측량한 광화문의 좌표를 비교한 결과, 이번 연구의 오차율은 약 2.5%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오는 16일과 17일 대전 유성 인터시티호텔에서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문화재 보존과학 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자세한 내용은 비대면 온라인 학술대회 누리집(www.conservation-live.co.kr)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