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수 "P2P금융, 업체수 많지 않더라도 펀더멘털 튼튼한 업체 들어와야"

금융감독원이 모든 온라인연계투자금융(P2P) 업체 237곳에 대해 감사보고서 제출을 요구했더니 92곳만 보고서를 냈고, 그마저도 올해 상반기 기준의 '최신' 감사보고서를 낸 곳은 6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작년 기준의 '해묵은' 보고서였다.

연체율 상승 등으로 부실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P2P 대출 시장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이 13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연계투자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P2P법) 시행을 앞두고 금감원이 P2P 업체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시행 중인 가운데 지난달까지 총 237곳 중 92곳만 대출 채권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냈다.

이 가운데 6개사는 올해 상반기 기준 감사보고서를 냈으나, 나머지 86개사는 지난해 기준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들어 소형 P2P 업체뿐 아니라 대형 P2P사에서도 연체율이 급등하고 각종 부실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그나마 금감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업체의 대부분이 작년 말 기준으로 '적정 의견'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낸 것이다.

금감원이 제출한 'P2P 업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P2P 업체 평균 연체율은 2017년 말 5.5%, 2018년 말 10.9%, 2019년 말 11.4%, 올해 8월 말 11.8% 등으로 2017년 이후 계속 상승 추세다.

P2P 업체 수는 작년 237개에서 올해 3월 말 240개로 소폭 늘었다가 8월 말 138개로 100개가량 줄었다.

대출 잔액은 작년 말 2조3천825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3월 말 2조3천819억원, 8월 말 2조3천359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누적대출액은 11조751억원이다.

커지는 P2P 부실우려…"업체들 감사보고서 내랬더니 작년것 내"
2015년 이후 빠르게 성장한 P2P 대출 시장은 최근 들어 부동산 대출 쏠림, 과도한 투자자 유치경쟁, 고금리 영업 등으로 도입 취지가 퇴색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P2P 업체(플랫폼)의 여신심사능력 부족 등으로 부실이 증가하는 경우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2018년 P2P 업체 178곳을 대상으로 P2P대출 취급실태 점검을 벌여 사기·횡령 혐의가 포착된 루프펀딩, 아나리츠 등 20개사에 대해 검찰과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었다.

당시 금감원의 P2P대출 영업행태 및 투자자 보호 실태 점검 결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동산담보대출 등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발견됐으며, 이런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며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고 유 의원은 지적했다.

아울러 한계기업이 금융권에서 자금 유치를 할 수 없는 경우 P2P나 펀드를 통해 자금을 공급받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런 점이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유 의원은 밝혔다.

또한, 낮은 연체율을 자랑하는 P2P 업체도 이른바 '돌려막기'로 연체율을 낮춘 경우도 있어, 낮은 연체율만 보고 자금을 투입하는 투자자들이 낭패를 볼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대규모 P2P 업체 연쇄 도산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유 의원은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P2P 업체가 많지 않더라도 펀더멘털이 튼튼한 업체가 들어와 뿌리를 내리고 산업을 발전시키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새로운 시장 감독시스템 구축으로 P2P 금융이 성공적으로 국내에 뿌리 내려 사회 선순환의 연결고리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자자들에게도 고수익에는 고위험이 따른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지는 P2P 부실우려…"업체들 감사보고서 내랬더니 작년것 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