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합제한 완화에 반색한 예비부부·결혼업체 "안심은 일러"
다음 달 초 딸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부 김모(30·대구)씨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올해 초 예정했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결혼식을 8월에 이어 11월로 두 차례 미뤘던 터라 더는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많은 하객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릴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김씨 아버지도 "많은 친척 중 누구를 초대할지 걱정이 많았다"며 "돌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계획한 대로 하객을 초청할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두 달여 만에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2단계에서 1단계로 완화하면서 예비 부부와 결혼식 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상 집합이나 모임이 가능해지면서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결혼식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때는 결혼식 하객을 50인 이하로 제한했다.

그동안 휴업했던 고위험시설인 뷔페도 문을 열 수 있어 식사 제공이 가능해졌다.

집합제한 완화에 반색한 예비부부·결혼업체 "안심은 일러"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집합제한 조치가 상향될 가능성도 있어 결혼식 날짜가 남은 예비 부부의 걱정은 여전하다.

내년 1월 결혼을 앞둔 이모(33)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내려가서 한시름 놓기는 했지만 언제 다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질지 몰라 불안한 마음이 가시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비슷한 시기 결혼을 하는 예비 신부 윤모(30)씨도 "집합제한 조치가 오락가락해 예비 부부들의 혼란이 크다"며 "차라리 결혼식과 관련해서 일관된 조치를 유지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전보다 예식 횟수가 크게 준 데다 방역수칙 준수로 인한 인력 투입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으로 이중고를 겪어 대책을 호소해온 부산 웨딩업계 한 관계자는 "예식장 업체들이 그동안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한 상황에서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웨딩업계는 이번 완화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일선 결혼식 현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대구 동구 한 예식장 관계자는 "정부 발표가 있었지만, 지자체가 구체적인 지침을 정해야 움직일 수 있다"며 "뷔페 식사를 개시하는 등 정상화가 하루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는 16일 사회적 거리 두기 재조정 방침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내는 업체도 있었다.

집합제한 완화에 반색한 예비부부·결혼업체 "안심은 일러"
대전 한 웨딩업체 관계자는 "예식 보름 전에는 하객 수를 확정해 식사량을 준비하는데 토요일을 하루 앞둔 금요일에 방침을 다시 정하면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1단계에서 2단계로 다시 격상되면 음식을 모두 버려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집합제한 조치 완화 다음 날인 12일 예식 인원을 늘리겠다는 문의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전남 광주 대형 예식장들에 따르면 10∼12월 예식을 앞둔 예비 부부 상당수는 고심 끝에 하객 수를 50인 이하로 맞춰놨는데 예약 재조정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예식장 측 설명이다.

광주 서구 한 웨딩업체 관계자는 "이번 달 예식이 예정된 고객들은 예약 변동 없이 기존 계약대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1∼2주 사이에 확진자가 증가할 수 있는 만큼 혼주나 신랑·신부들이 조심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장아름 김용민 김소연 김선호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