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천남동에 또 폐기물매립장 추진…매립높이만 104ｍ

J업체 환경영향평가 초안 제출…같은 장소서 3번째 시도
주민들 "지정폐기물 매립 용납 못 해"…제천시도 부정적

충북 제천 지역사회가 천남동 쓰레기매립장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12일 제천시에 따르면 J사는 천남동 산26 일원 10만3천775㎡에 343만㎥ 매립용량을 갖춘 지정·일반폐기물 매립장을 설치하기로 하고 지난 8일 원주지방환경청에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제출했다.

지난해 8월 환경영향평가 준비서를 냈을 때보다 매립면적이 1만7천300여㎡ 늘었다.

매립용량만 놓고 보면 기존 왕암동매립장의 14배 규모이고 매립높이는 지하 40ｍ, 지상 63.9ｍ를 합쳐 103.9ｍ에 이른다.

초안 제출에 따라 공람 및 주민 설명회 개최 등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J사는 거의 동일한 위치에서 3번 연속 매립장 조성을 시도하고 있다.

J사는 2012년 지정폐기물 매립장 조성을 추진하다가 시와 시의회, 환경단체, 주민 반발에 부닥쳐 자진해서 계획을 접었다.

2016년에는 사업장 일반폐기물 매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가 시가 유해물질 함유 폐수 발생, 집단 주거시설 인접 등 이유로 부적합 통보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업체는 1심에서 패소한 뒤 항소했다가 취하했다.

이어 지난해 8월 매립장 사업을 재추진하자 시내 전역에 민간 매립장 조성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시의회도 "전국에서 발생하는 폐고무류, 폐석면, 의료폐기물 등이 무차별적으로 반입되고 운반·매립 과정에서의 소음, 악취, 분진, 침출수로 시민들이 고통받을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3번째 매립장 추진으로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

천남동폐기물매립장 저지 시민대책위원회는 "낮은 산이 막혀서 그렇지 인근이 주거지인데 국내 최대 규모의 지정폐기물 매립장을 짓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절대 용납할 수 없고, 분노를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천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민 의견을 모아 허가기관에 전달할 것"이라면서도 "아파트단지가 조성돼 2016년보다 여건이 악화했고, 지형적으로도 지난 8월 전국에서 가장 심한 폭우 피해가 발생한 자원관리센터와 같은 산자락"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