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영 체제로 운영한 뒤 다시 민영화 방침

이탈리아, 알리탈리아 대체 새 국영항공사 설립
이탈리아 정부가 경영난에 처한 국적 항공사 알리탈리아를 대체할 새로운 국영 항공사 설립안을 승인했다.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제·교통·개발·노동부 등 4개 중앙부처 장관은 지난 9일 밤 새 국영항공사 설립을 뼈대로 한 법령에 서명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항공운수 회사를 만들려는 것으로 "이탈리아 항공 운수 부활의 초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는 회사를 이끌 9명의 이사회 멤버와 회장도 선임했다.

이들은 30일 이내에 회사 운영 및 산업 계획을 수립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항공사의 명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이탈리아나'(ITAliana), '알리탈리아 이타'(Alitalia Ita)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항공사 설립은 이탈리아 정부가 다시 국영화하기로 한 알리탈리아를 재탄생시키는 절차의 하나다.

다만, 현지 정부는 국영 체제는 과도기적인 것으로, 미래 적절한 시점에 다시 민영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알리탈리아에 속한 1만명 이상의 고용 규모는 계속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지난 반세기 동안 이탈리아 최대 국적 항공사로서 명맥을 이어온 알리탈리아라는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1946년 국영회사로 설립된 알리탈리아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억유로(현재 환율 가치로 약 1조3천553억원)에 민영화됐다.

하지만 저가 항공사와의 출혈 경쟁 등에 따른 경영난으로 2017년 파산을 신청하면서 이탈리아 정부가 중심이 된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후 적극적으로 민간 매각을 추진했으나 이렇다 할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실패를 거듭했다.

이런 가운데 올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전 세계 항공운수 업계 전체가 위기로 내몰리자 결국 재국영화로 방향을 틀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