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우주 영화도 가능하다…'프록시마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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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공간에서 전쟁을 벌이지도, 낯선 행성에 도착하거나 홀로 남겨지지도 않는다.
우주선 발사와 무사 귀환이라는 하이라이트 뒤에 가려진 우주 비행사들의 시간을 함께하고, 다음 세대에게 우주 혹은 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전해준다는 의미에서 이것 역시 우주 영화다.
신선하고 반가운. 프랑스 여성 감독 앨리스 위노코의 '프록시마 프로젝트'는 마침내 우주 비행사의 꿈을 이루게 된 사라(에바 그린)가 지구를 떠나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 생활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고된 훈련과 적응 과정을 세밀히 들여다본다.
세트가 아니라 독일 쾰른에 있는 유럽우주국 훈련 시설과 모스크바 근교 스타 시티의 우주 비행사 격리 시설, 우주선 발사 기지가 있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에서 촬영해 현실감과 몰입도를 높였다.
다큐멘터리 같은 배경은 물론, 주인공도 우주 비행사가 초인적인 영웅으로 그려지는 할리우드 영화와는 다르다.
위노코 감독은 우주 비행사들이 "우주로 나아가기 위해 인간의 나약함을 경험하고, 인간이 지구와 얼마나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깨닫는 과정"에 주목했다.
전 세계인들이 함께 카운트다운하며 성공적으로 발사된 우주선에 환호를 보내기까지, 우주 비행사들이 어떤 시설에서 어떤 훈련을 받으며 얼마나 큰 부담감을 이겨냈는지 사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발사 순간의 감격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사라의 적응·훈련 과정 안에는 일곱살 난 딸 스텔라(젤리 불랑르멜)와 이별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똑같이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우주 비행사지만, 남성 동료들과 달리 사라는 엄마의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는 내적·외적 압박에 시달린다.
사라가 '성실한 아내의 충실한 내조를 받는 자랑스러운 가장'이 아니라는 건, 그가 짊어지고 이겨내야 할 것이 남성 몸에 맞춰 제작되는 크고 거추장스러운 우주복보다 훨씬 더 크고 무겁다는 이야기다.
우주 산업은 여느 분야와 비교해도 절대적으로 남성 위주다.
'프록시마' 프로젝트의 대원으로 선발돼 환영받는 자리에서도 남성 동료가 사라에게 한 인사는 "프랑스인은 요리를 잘하니까 우주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스텔라를 혼자 키우는 사라는 아직 엄마의 품과 손길이 필요한 스텔라 때문에 항상 불안하다.
별거 중인 남편이 맡아주기로 했지만 새로운 학교와 어려운 수학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친구도 사귀지 못하는 스텔라 때문에 전화를 끊지 못하다가 훈련에 늦고 제외된다.
사라는 학교 수업과 잠자리를 챙겨주지는 못하지만, 일탈을 감행하면서까지 함께 로켓을 보자고 했던 딸과의 약속을 지킨다.
어느새 성장한 스텔라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마침내 꿈을 향해 우주로 나아가는 엄마의 모습을 지켜보고 미소 짓는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몽상가들'(2003)로 데뷔해 '007 카지노 로얄'의 본드걸, '다크 섀도우'의 마녀를 연기했던 '프렌치 시크'의 대명사 에바 그린의 연기 변신도 눈에 띈다.
각본까지 쓴 위노코 감독은 "영화에 담은 성차별 사례들이 실제 여성 우주 비행사들이 겪은 것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것들"이라며 "'여성 우주 비행사는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했다.
영화는 실제 여성 우주비행사들이 자녀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 엔딩 크레딧을 통해 여성들에게, 엄마들에게 뭉클한 연대를 보낸다.
12세 이상 관람가.
10월 15일 개봉. /연합뉴스
우주선 발사와 무사 귀환이라는 하이라이트 뒤에 가려진 우주 비행사들의 시간을 함께하고, 다음 세대에게 우주 혹은 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전해준다는 의미에서 이것 역시 우주 영화다.
신선하고 반가운. 프랑스 여성 감독 앨리스 위노코의 '프록시마 프로젝트'는 마침내 우주 비행사의 꿈을 이루게 된 사라(에바 그린)가 지구를 떠나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 생활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고된 훈련과 적응 과정을 세밀히 들여다본다.
세트가 아니라 독일 쾰른에 있는 유럽우주국 훈련 시설과 모스크바 근교 스타 시티의 우주 비행사 격리 시설, 우주선 발사 기지가 있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에서 촬영해 현실감과 몰입도를 높였다.
다큐멘터리 같은 배경은 물론, 주인공도 우주 비행사가 초인적인 영웅으로 그려지는 할리우드 영화와는 다르다.
위노코 감독은 우주 비행사들이 "우주로 나아가기 위해 인간의 나약함을 경험하고, 인간이 지구와 얼마나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깨닫는 과정"에 주목했다.
전 세계인들이 함께 카운트다운하며 성공적으로 발사된 우주선에 환호를 보내기까지, 우주 비행사들이 어떤 시설에서 어떤 훈련을 받으며 얼마나 큰 부담감을 이겨냈는지 사실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발사 순간의 감격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사라의 적응·훈련 과정 안에는 일곱살 난 딸 스텔라(젤리 불랑르멜)와 이별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똑같이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우주 비행사지만, 남성 동료들과 달리 사라는 엄마의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는 내적·외적 압박에 시달린다.
사라가 '성실한 아내의 충실한 내조를 받는 자랑스러운 가장'이 아니라는 건, 그가 짊어지고 이겨내야 할 것이 남성 몸에 맞춰 제작되는 크고 거추장스러운 우주복보다 훨씬 더 크고 무겁다는 이야기다.
우주 산업은 여느 분야와 비교해도 절대적으로 남성 위주다.
'프록시마' 프로젝트의 대원으로 선발돼 환영받는 자리에서도 남성 동료가 사라에게 한 인사는 "프랑스인은 요리를 잘하니까 우주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스텔라를 혼자 키우는 사라는 아직 엄마의 품과 손길이 필요한 스텔라 때문에 항상 불안하다.
별거 중인 남편이 맡아주기로 했지만 새로운 학교와 어려운 수학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친구도 사귀지 못하는 스텔라 때문에 전화를 끊지 못하다가 훈련에 늦고 제외된다.
사라는 학교 수업과 잠자리를 챙겨주지는 못하지만, 일탈을 감행하면서까지 함께 로켓을 보자고 했던 딸과의 약속을 지킨다.
어느새 성장한 스텔라는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마침내 꿈을 향해 우주로 나아가는 엄마의 모습을 지켜보고 미소 짓는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몽상가들'(2003)로 데뷔해 '007 카지노 로얄'의 본드걸, '다크 섀도우'의 마녀를 연기했던 '프렌치 시크'의 대명사 에바 그린의 연기 변신도 눈에 띈다.
각본까지 쓴 위노코 감독은 "영화에 담은 성차별 사례들이 실제 여성 우주 비행사들이 겪은 것에는 한참 못 미치는 것들"이라며 "'여성 우주 비행사는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했다.
영화는 실제 여성 우주비행사들이 자녀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 엔딩 크레딧을 통해 여성들에게, 엄마들에게 뭉클한 연대를 보낸다.
12세 이상 관람가.
10월 15일 개봉.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