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발언 부추기면 공범"…바이든, 트럼프 책임론 제기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적발된 납치 음모 사건과 관련, 납치 표적이었던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주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성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극우단체 등에 대한 비판을 피하고 때로는 두둔하는 듯한 언행이 이 같은 납치 음모 사건이 나오게 된 토양이 됐다는 지적이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인 휘트머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공화당 소속 대통령(트럼프)은 과학을 부정하고, 보건 전문가들을 무시하고, 불신을 불어넣고, 분노를 조장하고, 공포와 증오 분열을 전파하는 이들에게 위안을 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지난 7개월을 보냈다"고 비판했다.

휘트머 주지사는 백인우월주의를 두둔했다는 논란을 빚었던 지난달 29일 첫 대선 TV토론에서의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도 거론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휘트머 주지사는 "증오 단체들은 대통령의 발언을 질책이 아닌 선동 구호로 듣는다.

우리 지도자들이 얘기할 때 그 말이 중요하며 무게를 가진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지도자들이 국내 테러리스트들을 만나고 고무시키면 그들은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혐오성 발언을 부추기면 그들은 공범"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대선 TV토론에서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즈'에 대한 별다른 비판 없이 "물러서서 대기하라(stand back and stand by)"고 밝혀 두둔 논란을 빚었다.

파장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파장이 커지자 1일 "큐 클럭스 클랜(KKK)을 비롯한 모든 백인우월주의 단체를 비판한다.

프라우드 보이즈도 마찬가지로 규탄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도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미시간을 해방하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린 사실을 지적하면서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사법당국의 기소장에는 납치음모 사건의 용의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고무됐다는 내용이 명시되지 않았다.

휘트머 주지사는 과감한 영업 중단 및 자가 격리 등 강력한 코로나19 대응조치로 보수층으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된 인물이다.

백악관은 즉각 휘트머 주지사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비롯해 모든 종류의 혐오를 지속적으로 비난해왔다"며 "오히려 휘트머 주지사가 억지 주장을 통해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사법 당국은 이번 사건의 용의자 6명을 휘트머 주지사 납치 모의 혐의로 연방법원에 기소했다.

또 나머지 7명을 경찰을 대상으로 한 폭력 및 내란을 획책한 혐의로 미시간주 법원에 기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