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한국교육원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행사 온라인 행사로 진행해"
[※ 편집자 주 : '에따블라디'(Это Влади/Это Владивосток)는 러시아어로 '이것이 블라디(블라디보스토크)'라는 뜻으로, 블라디보스토크 특파원이 러시아 극동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는 연재코너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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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은 누구입니까?" "세종대왕입니다.
"
한글날(9일)을 앞둔 지난 6일 러시아 극동 연해주(州) 블라디보스토크 28번 학교에서는 한국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주제로 한 수업이 진행됐다.
"세종대왕이 누군지 아냐"는 교사의 질문에 5학년(11살) 학생들은 서툰 한국어로 "한글을 만든 사람"이라고 답했다.
교실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는 이날 수업의 주인공인 세종대왕의 모습이 담긴 1만원짜리 지폐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 동상도 보여줬다.
학생들은 신기한 듯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동상이 있는 지역을 아느냐는 교사의 질문에 학생들은 기다렸다는 듯 모두 함께 한국어로 '서울'이라 외쳤다.
비슷한 시각 같은 나이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수업이 교실에서 열렸다.
카자흐스탄에서 대학을 나온 고려인 교사 스베틀라나 전은 "한글날을 맞아 한국어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누가 이 언어를 만들었는지 오늘 학생들에게 가르쳐줬다"고 설명했다.
전 교사는 그러면서 "러시아 모스크바 등 다른 도시도 마찬가지이지만 블라디보스토크 현지에서 한국어는 상당히 인기 있는 외국어"라고 강조했다.
1935년 설립돼 85년의 역사를 가진 28번 학교는 학생 수만 초·중등 모두 포함해 850명에 이른다.
사칼로바 스베틀라나 교장은 "2003년 우연히 고려인이 찾아와 학교에서 한국 전통악기인 북을 치는 악단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그것을 시작으로 2007년부터 학교 전체에 한국어를 교육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이 학교는 특정 학년(5∼11학년) 학생들에게 매주 2시간씩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워 졸업한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한국과의 인연을 놓지 않고 한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고 사칼로바 교장은 자신있게 말했다.
이날 기자와 함께 이 학교를 찾은 송교준 블라디보스토크 한국교육원장은 최근 러시아 극동에서는 한글이 영어에 이어 가장 인기 있는 외국어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그러면서 "매년 한국문화와 한국어 관련 행사를 상하반기 개최했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라디보스토크 한국교육원에 따르면 연해주에서는 20개 초·중등 교육기관과 4개 대학이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주코프 예브게니 우수리스크 29번 학교 교장은 "고려인들이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교육원이 한국어 교육에 있어서 다방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육원이 있는 하바롭스크에서는 최근 온라인으로 한국노래 부르기 대회를 열어 인기를 끌었다.
이병만 하바롭스크 한국교육원장은 "코로나19에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있는 많은 현지인이 대회에 참가해 놀랐다"면서 "현지 한인사회와 협력해 한국어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