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선수단, 한목소리로 "박용택, 우리에겐 동기부여"
김민성(32·LG 트윈스)은 7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결승 2루타를 치며 활약한 뒤 하루 전 LG 라커룸 풍경을 전했다.

"그런 경기에서 이겨야 했는데…. 박용택 선배께 죄송했어요.

"
올 시즌 종료 뒤 은퇴하는 박용택(41)은 6일 잠실 삼성전에서 9회말 대타로 나와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쳤다.

KBO리그 최초로 2천500안타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LG는 6일 삼성전에서 연장 12회 혈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박용택은 대기록을 세우고도 "무척 아쉽다"고 했다.

후배들도 아쉬워했다.

7일 3-1 승리의 주역이었던 김민성은 "6일 경기가 끝나고 라커룸에서 LG 선수들 모두가 박용택 선배께 죄송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런 경기에서 이겨야, 박용택 선배 마음이 더 편하실 텐데…"라고 떠올렸다.

하지만 박용택은 7일에도 기록을 세웠다.

박용택은 1-1로 맞선 6회말 1사 2루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긴 했지만, 2천223번째 경기에 출전해 정성훈(은퇴)이 보유한 KBO리그 최다 출장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김민성은 "그래도 오늘은 이겼다.

더 많이 이기는 게 우리가 박용택 선배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LG 선수단, 한목소리로 "박용택, 우리에겐 동기부여"
류중일 LG 감독은 7일 삼성전을 앞두고 "2천500안타는 꿈의 기록이 아닌가.

개인이나 팀을 위해서 빨리 달성했으면 했는데, 박용택이 빠르게 2천500개를 채웠다"고 말한 뒤 "기사를 통해 박용택이 기록을 세우고도 '팀이 패해 아쉽다'고 말했다는 걸 알고 있다.

참 고마운 마음이다"라고 했다.

류 감독은 "박용택은 우리 팀의 '1번 대타 요원'이다.

잘하고 있다"며 은퇴를 앞두고도 힘을 내는 박용택을 응원했다.

류 감독은 박용택이 '선수단의 동기 부여'가 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박용택의 현역 시절 마지막 꿈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것도 잘 안다.

LG 주장 김현수는 "순위를 우리가 정할 수는 없지 않나.

그래도 박용택 선배님을 위해 꼭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용택은 신인이던 2002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2003년부터 2019년까지, LG와 박용택은 17년 동안 한국시리즈를 멀리서 지켜만 봤다.

이제 박용택에게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다.

우승해야 하는 이유는, 모든 구단에 있다.

LG 선수들에게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2020년 한국시리즈가 내 은퇴 무대였으면 좋겠다"라는 박용택의 바람이 LG 후배들에게 좋은 자극을 주고 있다.

/연합뉴스